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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제주 오름 여행 ②] 가을 여행의 특별한 행복, 새별오름과 정물오름
[제주 오름 여행 ②] 가을 여행의 특별한 행복, 새별오름과 정물오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 승인 2018.10.1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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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제주, 오름에 오르다
제주의 오름은 가을철 특히 매력적인 여행지다. 제주 서쪽의 정물오름 오르는 길.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여행스케치=제주] 올 가을, 제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오름을 추천한다. 제주 서쪽의 새별오름은 널리 알려져 있고, 정물오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력이 꽉 들어찬 곳이다. 비슷한 듯 다르고, 갈수록 더 궁금해지는 가을 오름의 매력에 빠져보자.

새별오름에서 보는 풍경. 새별오름은 봄에 들불축제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금빛 물들고, 붉게 타오르는 새별오름
새별오름은 봄에 들불축제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늦가을에 봄 축제 이야기는 너무 성급한 것 아닐까? ‘한송이 국화 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우는 소쩍새’처럼, 새별오름은 봄에 ‘불타오르기’ 위해 가을에 금빛으로 물든다.

제주의 들불축제는 다른 지역의 ‘쥐불놀이’에 해당한다. 쥐불놀이가 달집을 태운다면, 들불축제는 오름 전체에 불을 놓으니 스케일부터 다르다. 봄에 유독 바람이 많은 제주인지라 안전상의 이유로 규모를 많이 축소하긴 했지만, 작은 산이 타오르는 모습은 화산 폭발을 연상하게 한다. 이 날 새별오름의 억새들이 장관을 남기며 산화한다.

새별오름은 이름처럼 5개 봉우리가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새별오름을 덮은 억새.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새별오름은 여행자가 찾아가기 딱 좋은 입지이다. 제주의 대표 축제 장소인지라 주차장도 상당히 크다. 이름도 제주어가 아니어서 누구나 기억하기 쉽고, 모습도 이름처럼 5개 봉우리가 별 모양을 하고 있다. 아래에서 보는 오름의 모습은 삼각형 그대로의 작은 산이니 별 모양에 집착하지 말고 길가에 보이는 커다란 표지판을 보고 찾아가는 게 좋겠다.

어쨌든 ‘초저녁에 외롭게 떠 있는 샛별 같다’는 새별오름의 뜻에서 적어도 ‘외롭게’는 동의할 만하다. 주변이 허허벌판이기 때문이다. 해발 519.3m, 높이 119m로 우뚝 서 있으며, 오를 때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왕복 30~40분 정도 소요된다고 나오지만 오르내리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쉬엄쉬엄 오르고 주변의 경관을 충분히 즐긴다면 시간이 훌쩍 지나게 될 것이다.

해발 519.3m의 새별오름.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가을의 새별오름은 늦은 오후에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 빛의 변화가 가장 많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금빛 물결에서부터 진하고 묵직한 오후의 빛까지 다채로운 색을 감상할 수 있다. 5개의 봉우리가 능선을 이루니 주변에 다른 산이 없어도 마치 여러 산이 겹쳐 보이는 것처럼 농담의 변화가 아름답다.

억새는 10월부터 올라오기 시작해 11월이면 솜사탕처럼 터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올라온 억새는 금발로 겨울을 난다. 정상에서는 한라산이 보이고, 북서쪽의 넓은 들판은 몽골군과 최영 장군이 격전을 치른 곳이다. 바다 방향으로는 비양도와 차귀도가 보인다.

새별오름 아래 방목하는 말.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북서쪽에는 공동묘지가 있어 아름다운 풍경도 망자들과 나눠 가졌다. 제주도 특유의 돌담으로 둘러싸인 전통묘가 죽은 이에게는 휴식을, 여행자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Info 새별오름
주소 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59-8

성이시돌목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 정물오름.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제주시의 끝, 정물오름 
정물오름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전망 좋은 오름이다. 성이시돌목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야트막한 오름이 솟아 있는데, 오름 입구에는 직경 2m와 4m짜리 둥근 샘이 5~6m 사이로 이웃하고 있다.

샘이 놓인 모습을 보고 쌍둥샘, 안경샘이라고도 불렀고, 오름에는 ‘정물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예전에 식수로도 썼다고 하며, 두개의 샘 중 큰 곳에 양수시설을 하여 길 건너 목장에서 썼다고 한다. 

정물오름의 안경샘.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말굽 모양의 작은 오름은 남서쪽이 가파르고 북동쪽은 완만한 편이다. 그래 봐야 15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으니 잠시 힘을 쓰고 느긋하게 내려오는 코스가 어떨까 싶다. 정상쯤에 오르면 드디어 전망 좋은 곳에 벤치가 하나 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위치이다. 벤치에 앉으면 고개를 들지 않고도 편안하게 한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름과 한라산 사이로는 넓게 펼쳐진 성이시돌목장의 초지가 그림 같다.

한라산에서 고개를 살짝 오른쪽으로 돌리면 이번에는 산방산과 남서쪽 바다가 보인다. 산방산은 한라산 백록담이 똑 떨어져 나왔다는 전설이 있는데 과연 그런지 가는 눈을 뜨고 눈대중을 하게 된다. 남동쪽으로는 당오름과 이웃하고 있어 이 사이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이다. 한라산과 산방산도 한눈에 담은 터에 행정구역이 큰 의미는 없지만, 서귀포시와 제주시 또한 한 눈에 넉넉히 조망할 수 있다. 서쪽에 있는 작은 오름은 ‘알오름’이라 하고 이를 ‘정물알오름’이라고도 한다.

정물오름 정상의 벤치에 앉으면 고개를 들지 않고도 편안하게 한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정물오름은 명당 터로 전설도 가지고 있다. 금악리에 살던 사람이 죽었는데 묏자리를 찾지 못하던 중이었다. 그 집 개가 이상한 행동을 하여 보았더니 상제의 옷자락을 물고 끌었다고 한다. 지관이 개를 따라가 보니 이 정물오름에 엎드렸다고 한다. 이 곳 지형은 옥 같은 여자가 비단을 짜는 형세라고 하는 ‘옥녀금차형(玉女金叉形)’이라고 한다. 후에 이 묏자리를 찾아준 개가 죽자 그 곁에 묻어 주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개가 찾아 준 명당 터’라는 말과 함께 오름 주변으로는 묘지들이 보인다.

Info 정물오름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52-1

정물오름ㆍ새별오름 주변 카페 정보
Info 우유부단
정물오름 입구의 길 건너에는 성이시돌목장이 있고, 이곳에 사진 포인트로 유명한 ‘테쉬폰’이 있다. 테쉬폰은 중동 지역의 지명인데 이와 같은 건축양식을 그대로 부르고 있다. 성이시돌목장의 테쉬폰이 여행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한가로운 목장, 한라산과 어우러진 풍경 때문일 것이다. (이시돌목장의 테쉬폰이 ‘유일하다’는 말은 잘못된 정보이다.)
성이시돌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수제 밀크티,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 우유부단. 사진 / 송세진 여행칼럼니스트
외롭게 서 있던 테쉬폰에게 이웃이 생긴 것은 2016년이다. ‘우유부단’은 성이시돌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로 수제 밀크티,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 여행자들은 우유부단에서 달콤, 고소한 밀크티를 맛보고, 테쉬폰에서 사진을 찍는다. 독특하고 팬시한 느낌의 인생샷 포인트가 바로 여기다.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금악동길 38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메뉴 우유부단 시그니처 밀크티 4500원, 우유부단 아이스크림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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