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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1박 2일 여행] 곶감을 닮아 단내 솔솔 충북 영동
[1박 2일 여행] 곶감을 닮아 단내 솔솔 충북 영동
  • 전설 기자
  • 승인 2013.11.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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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여행스케치=영동] 충북 영동의 풍경은 그 품에서 자란 과일을 닮았다. 작은 포도알이 알알이 모여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되듯, 감나무 가지마다 주렁주렁 단감이 열리듯 소박한 볼거리가 오밀조밀 어울려 어여쁜 풍경을 빚어놓는다. 

영동은 충청북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다. 총인구 5만의 작은 고장은 도시보다는 마을에 더 가깝다. 가장 번화가라는 영동읍에서조차 키 높은 빌딩을 찾아보기 힘들다. 작달막한 건물 뒤로 갈기산, 마니산, 천마령의 야트막한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아니 울타리처럼 에둘러 아늑하다. 영동 탐방에 앞서 ‘관광지에는 혼이 뺏길 만한 눈요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두는 것이 좋겠다. 큰 것, 화려한 것에 익숙한 관광객의 눈으로는 영동의 수수한 민낯이 보이지 않는다. 소문 듣고 찾아간 곳도 마뜩잖을 것이고, 영동 토박이가 추천하는 야트막한 풍광도 싱겁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관광객의 색안경을 벗으면, 익숙하고 친근해서 좋은 영동 여행이 시작된다. 초행길임에도 낯설지 않은 읍내와 골목을 마냥 누비고 다니다 보면 나고 자란 시골집에 도착할 것만 같은, 묘한 끌림이 있다. 영동에서의 첫날은 ‘내려놓기’의 여정이다. 영동의 아기자기한 풍광을 물 흐르듯 흘러가며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모았다.

금강 상류의 향토 명승지 8곳을 부르는 양산팔경(陽山八景) 중 제2경인 강선대에서 금강 천변의 경치를 즐긴 뒤 제1경 천태산의 영국사로 이동한다. 창건된 지 1300년 된 천년사찰과 그 동갑내기 은행나무가 영겁의 세월을 넘은 신비한 풍광을 선사한다. 그다음 비단강 숲마을에서 전통 농촌 체험을 즐긴 뒤 영동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용두공원을 산책하거나 읍내 구석구석을 돌아보자. 영동군은 모든 가로수가 감나무라 동네 어디에서든 까치밥으로 남겨둔 홍시가 붉게 익어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난계국악기제작촌을 일정에 넣는 것도 좋겠다.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국악체험촌, 난계국악박물관이 한자리에 있어 국악의 모든 것을 체험해보는 ‘국악 소풍’이 가능하다. 영동에서의 이튿날은 ‘취하기’다. 영동곶감축제에서 달콤하고 쫄깃한 곶감 맛에 취하고 국내 최초의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와인코리아에서는 포도 향기에 취한다. 영동을 대표하는 특산품 감과 포도 향기에 취했다면, 그다음은 달콤한 과실을 키우는 흙내음을 맡으러 갈 차례. 와인코리아에서 멀지 않은  독짓는 마을 옹기공방에서 직접 물레를 돌려 옹기를 빚어볼 수 있다. 내 손으로 흙을 만지고 옹기를 빚는 동안 코끝에 향긋한 흙냄새가 감돈다. 적당한 취기에 월류봉을 오르면 달도 쉬어간다는 ‘한천팔경(寒泉八景)’의 제1경이 펼쳐져 한껏 흥을 돋운다. 그대로 백화산 자락에 있는 반야사까지 걸음을 옮기면 잘아서 더 귀하고 예쁜 영동 풍경의 백미를 만날 수 있다.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1st day

오래 보아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① 강선대
금강 천변 절벽 위에 자리한 정각이다. 아득한 옛날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던 선녀 모녀가 금강에 비친 낙락장송과 석대의 풍경에 반해 목욕을 하러 내려온 곳이라 하여 강선대라 이름 붙었다. 용암, 여의정, 봉황대, 함벽정, 천태산 등 영동의 양산팔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봉곡리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② 영국사
천태산 동쪽 기슭 아래 자리 잡은 천년 사찰. 소담스럽게 자리한 대웅전, 만세루, 극락보전, 산신각, 심검당의 어울림이 단아한 산사의 운치를 더한다. 그 앞에 자그마한 지장보살 인형이 줄지어 앉아 있고, 보살의 시선이 닿는 곳에 영국사가 창건된 시기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223호 영국사 은행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1397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③ 점심 : 선희식당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얼큰하게 끓여낸 어죽이 유명하다. 연한 생선 살이 풀어진 국물에 밥, 국수, 수제비를 넣어 든든하게 속을 채울 수 있다. 금산 인삼과 대추로 마무리해 향긋한 인삼 향이 입안에 남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바삭하게 튀겨낸 도리뱅뱅이를 곁들이면 금강을 통째로 삼킨 듯 포만감이 밀려온다.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110-3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④ 비단강 숲마을
앞으로는 비단 같은 금강이 흐르고 뒤로는 봉화산의 초록 숲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농촌 마을이다. 갈대가 수북한 금강 변 둑길을 따라 산책에 나서거나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정겨운 정취의 시골 마을을 한 바퀴 휘 돌아보자. 마을을 찾는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해 나무 문패 만들기 같은 가족 체험거리를 운영해 특별한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주소 충북 영동군 양산면 수두리 332-1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⑤ 용두공원
영동의 사계를 바라보기에 좋은 아담한 조각공원이다. 겉에서 보면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여느 근린공원과 다를 바 없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잔디밭에 놓인 머그잔, 물구나무 선 사내, 연못을 바라보는 여인의 두상 같은 전시물이 길목마다 놓여 있다. 그 중앙에는 커다란 음악분수가 설치돼 있고 조각품의 안내를 받아 용두공원의 가장 높은 곳인 용두정에 오르면 높은 건물 하나 없이 아기자기한 영동읍의 전경이 펼쳐진다.
주소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Tip 숙박
주곡리 농촌체험마을

영동읍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농촌체험마을이다. TV, 냉장고, 에어컨, 취사 시설 및 침구류를 완비하고 있다.


물한계곡 펜션촌
영동의 또 다른 명소 물한계곡 인근에 펜션과 민박집이 20여 채 모여 있다. 별빛산방, 화수목펜션, 푸른숲펜션.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nd day
곶감·포도·흙내, 영동의 향기에 취하다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① 영동곶감축제
흰 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12월에 열리는 먹을거리 축제다. 쫄깃쫄깃하고 달콤한 영동의 곶감을 테마로 곶감 따기, 감잼 만들기, 감 족욕, 감 깎기, 감 매달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살을 에는 추위도 잊게 만드는 곶감의 진득한 단맛과 따스한 주홍빛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다.
날짜 12월 20~22일
주소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영동체육관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② 점심 : 자성식당
영동 전통시장 아랫장터에 숨어 있는 41년 전통의 맛집이다. 시골 정취와 풍경에 빠져 전통 장 탐방을 즐기다 보면 1990년대 시장 풍경 속 자성식당에 다다른다. 손 큰 사장님이 신선한 선지와 내장 전골에 들어가는 자투리 고기를 뚝배기가 넘칠 정도로 채워준다. 선지가 워낙 신선해 별다른 양념 없이 청양초, 고춧가루, 조선간장, 시래기만 넣어도 시원한 맛이 난다. 밥 한 공기를 말아 깍두기를 올려 먹으면 추위에 움츠린 속이 얼큰하게 풀린다.
주소 충북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569-2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③ 와인코리아
사시사철 진한 포도 향을 맡을 수 있는 국내 최초 와이너리다. 옛 화곡초등학교 건물에 와인 발효실, 숙성실, 오크통 저장고, 전시실 등으로 꾸몄다. 건물 전체가 커다란 ‘와인 놀이터’인 셈. 붉은 와인에 살짝 두 발을 담그고 족욕 체험을 즐기다 보면 향긋한 술 내음에 취기가 오른다. 술 익는 향기 그윽한 오크통 저장고는 먼 프랑스의 지하 저장고를 옮겨놓은 듯하다. 
공장 투어 1인 5000원(와인 시음, 와인갤러리~와인셀러~오크저장고)
와인 족욕 1인 5000원 
주소 충북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 44-1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④ 독짓는 마을 옹기공방
영동의 임계리 황금을 따는 마을 안에 있는 옹기 빚는 체험 공방이다. 직접 물레를 돌려 머그잔, 황토 그릇, 작은 항아리, 찻잔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고사리손으로 만들었을 법한 작은 병아리 옹기와 어딘가 기울어진 머그잔이 공방 한쪽에 즐비하다. 체험객들이 만들고 간 옹기는 그늘에 말린 뒤 가마에 구워 집으로 배송해준다고. 도자기 체험 외에도 천연염색 체험, 산야초 효소 만들기 체험, 송이버섯, 싸리버섯 등 자연산 버섯 채취 체험도 운영한다. 배, 사과, 감이 열리는 아담한 과수원은 어린이 체험객을 위해 항상 문을 열어놓는다. 자연을 지붕 삼은 황토방에서 하룻밤 머물러도 좋다.
주소 충북 영동군 영동읍 임계길 240-27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2013년 12월 사진 / 전설 기자

⑤ 월류봉
양산팔경과 함께 영동의 양대 선경이라 불리는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꼽히는 400m 높이의 벼랑산이다. 아래로 옥같이 맑은 초강천이 흘러 나간다. 그 수려한 풍경에 ‘달조차 머물다 가는 봉우리’라 해서 월류봉(月留峰)이라 이름 붙었다. 그 이름대로 밤이 되면 달이 봉우리 끝자락에 걸려 아름다운 달빛 정경을 이룬다는데, 달이 없는 한낮에도 깎아지른 절벽 아래 초강천 상류가 휘감아 도는 절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주소 충북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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