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가을 철새와 갈대가 춤추는 낭만 고을, 강진만 생태공원 & 갈대축제
가을 철새와 갈대가 춤추는 낭만 고을, 강진만 생태공원 & 갈대축제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2.09.14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진만 자연생태공원.
강진만 자연생태공원. 사진/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강진]청자골 강진, 다산 정약용의 유배향기가 남아 있는 고장 강진.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강진만 생태공원 20만 평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가을 철새와 다양한 어패류들. 가을에는 낭만이 흐르는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열린다는데….

강진만 생태공원에는 여러 갈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리저리 원하는 길로 걸을 수 있고, 힘들면 중간에 샛길을 찾아 나가면 된다.
강진만 생태공원에는 여러 갈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이리저리 원하는 길로 걸을 수 있고, 힘들면 중간에 샛길을 찾아 나가면 된다. 사진/ 박상대 기자

남포마을에 자리한 20만 평 갈대밭

한때 남도답사일번지로 명성을 떨친 고장 강진. 강진에는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을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문화 유적이 많이 있다. 그래서 유홍준 교수가 남도를 여행할 때는 강진을 먼저 찾아가라고 말한 것이다. 그런 강진에 2014년부터 아름다운 자연생태공원이 생겼고, 올 가을에 제7회째 갈대축제가 열린다고 하여 미리 찾아가 보았다.

강진읍내에서 잠을 자고 이른 아침 강진만 자연생태공원으로 달려갔다. 가을의 초입에서 바닷가 공기는 제법 쌀쌀하다. 마량항 가는 길목에 있는 남포마을 아랫녘, 파프리카 생산단지로 유명한 스마트팜 농장을 지나자마자 넓은 주차장이 보인다. 남포마을은 조선반도에서 제주도를 오가는 배들이 가장 먼저 출항하고 입항한 남도의 대표 포구였다. 남포마을은 지금도 전국에서 가장 비싼 추자도 육젓을 만들어 파는 마을이다.

나룻배를 모티브로 만든 남포호 전망대.
나룻배를 모티브로 만든 남포호 전망대. 사진/ 박상대 기자

장흥 쪽에서 여명이 밝아오고, 찬바람이 옷을 여미게 한다. 벌써 부지런한 사람들이 두세 사람씩 짝을 지어 산책하고 있다. 공원 주차장 옆 나룻배를 닮은 남포호 전망대에 오르니 드넓은 공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장흥에서 내려오는 탐진강과 강진만 바다가 시선을 끌어간다. 강둑을 따라 자전거전용도로가 닦여 있고, 갈대숲과 강진만을 따라 데크길 탐방로가 놓여 있다. 전망대 아래 안내판을 보니 생태공원의 갈대밭이 20만 평이라고 한다. 얼핏 봐도 강물을 따라 갈대가 숲을 이루고, 강물과 갈대밭 사이에 갯벌이 자리하고 있다.

늦가을이 되면 지난해 이파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갈대 꽃이 핀다.
늦가을이 되면 지난해 이파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갈대 꽃이 핀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 강영석(좌), 윤동옥(우).
강진군 문화관광해설사 강영석(좌), 윤동옥(우). 사진/ 박상대 기자

생태체험과 힐링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강진만

데크길을 따라 탐방로를 걷는다. 윤동옥, 강영석 두 문화관광해설사가 앞장 서서 걷는다. “갈대 이파리가 두 가지죠. 아래쪽 초록색은 올해 자라오른 잎이고, 위쪽 갈색 부분은 지난해 꽃이 매달려 있던 부분이죠. 가을이면 초록 잎이 위에까지 올라오고 새로 꽃이 핍니다. 윤동옥 해설사가 먼저 입을 연다. 갈대밭을 걷는 것은 자연생태를 탐방하는 일이니 데크 옆을 잘 살펴보라고 권한다.

갯벌이나 갈대밭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 데크 아래 갯벌에서 칠게와 농게, 짱뚱어 등이 꼼지락거린다. 이미 많은 사람이 지나간 탓인지 녀석들은 인기척에도 몸을 숨기지 않는다. 탐방로 난간에 사진 안내판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농게와 짱뚱어 등 갯벌에서 사는 동식물과 사진, 두루미와 도요새 등 새들의 사진이 간단한 소개 글과 함께 걸려 있다. 모두 강진만에 살거나 철 따라 다녀가는 철새들이다.

탐방로에는 친절한 안내판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탐방로에는 친절한 안내판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강진만 생태공원의 랜드마크가 되고있는 큰고니 조형물. 가로 17m, 세로28m, 높이 20m. 큰고니는 천연기념물 201호이다.
강진만 생태공원의 랜드마크가 되고있는 큰고니 조형물. 가로 17m, 세로28m, 높이 20m. 큰고니는 천연기념물 201호이다. 사진/ 박상대 기자

저 멀리 탐진강 건너편에 대형 고니 조형물이 서 있다. 탐진강을 가로지른 인도교도 고니가 비상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강진만은 오래전부터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노랑부리도요새 등 철새들의 집단서식지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이나 찾아오던 한적한 바닷가 땅이었다.

그런 강진만이 2014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생태공원 덕분에 많은 여행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철새동호회나 사진동호회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관광객이 힐링여행차 찾아온다. 개발은 자연을 해친다는 단순한 예측에 맞서 자연을 접하고 탐방하면서 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자는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데크 탐방로 3.4㎞, 인도교 5백여m를 조성했는데 지금껏 탐방로 주변에서 여행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갯벌에 사는 동식물을 잡아가는 사람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갯벌에 서식하는 짱뚱어와 칠게.
갯벌에 서식하는 짱뚱어와 칠게. 사진/ 박상대 기자

생태탐방로에도 하루 두 번 물이 찬다

“매일 자연생태 다큐멘터리를 구경하는 셈이죠. 여러 동물들이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서로 천적인 동물들도 있을 텐데…” 강영석 해설사는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똑같은 모습은 반복되지 않고 어디가 다르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란다. 갯벌에선 칠게와 농게가 졸거나 먹이를 찾아 꼼지락거린다.

살이 오른 암컷 짱뚱어와 화려한 꽃무늬 옷을 입은 수컷 짱뚱어들이 장난질을 치고 있다. 갈대밭에는 하루에 두 차례 물이 빠졌다가 다시 들어찬다. 밀물과 썰물 현상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것이다. 물이 들면 게들은 각기자기 집으로 숨어들고, 짱뚱어와 망둥어가 헤엄치고 다닌다. 윤동옥 문화관광해설사는 하루에 두 번 생태탐방로인 데크길도 군데군데 물에 잠긴다고 말한다. 바다 위를 걷는 듯 재미난 풍경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간혹 높은 지대 쉼터에서 물 들어오는 줄 모르고 놀다가 탐방로에 물이 차면 신발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린 채로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 생태공원 제1호(순천만은 국가정원1호)로 발돋움하는 강진만 생태공원은 또 하나의 금자탑에 도전하게 된다.
이제 대한민국 생태공원 제1호(순천만은 국가정원1호)로 발돋움하는 강진만 생태공원은 또 하나의 금자탑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 박상대 기자

갈대밭의 갈대가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올해 새싹이 나온 초록색 갈대가 허리춤까지 올라오고, 위쪽 연한 갈색의 마른 잎은 지난해 갈대잎이다. 가을이 되면 마침내 갈대밭은 온통 초록빛으로 변하고, 곧이어 은갈색 갈대꽃이 갈대밭을 출렁이게 한다. “이맘때 쯤이면 갈대밭에는 산새를 비롯한 몸집이 작은 텃새들이 몰려와 갈대꽃을 훑고 다닙니다.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갈대밭을 산책하는 것도 좋지요.” 강영석 해설사의 이야기다. 그는 바닷가 생태공원에서 어패류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강진만에서는 새들을 관찰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고 추천한다.

해마다 많은 탐방객이 강진만 생태공원을 찾고 있다.
해마다 많은 탐방객이 강진만 생태공원을 찾고 있다. 사진/ 강진군청

밤낮 없이 아름다운 생태공원에서 가을 축제가 열린다

생태공원 주변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살이할 때 산책로였을 것으로 강진 사람들은 추정한다. 다산이 슬프디 슬픈 시 <애절양哀絶陽>을 쓰기 전 산책길에 슬피 우는 여인을 만났고, 태아한테도 세금을 추징하는 과도한 세금 정책에 대한 하소연을 들은 곳이 갈대밭 옆이었다고 한 까닭에서다. 생태공원에는 1,500여 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자전거도로, 탐방로 쉼터와 그늘막 등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강진은 이제 대한민국 역사문화 답사 일번지에다 생태공원 일번지의 명성을 곁들이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안내판과 강진군내 여러 문인들이 쓴 다양한 테마의 시편 등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곳에서 10월말에 제7회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여행, 청춘들의 낭만여행, 7080 중장년들의 추억여행 등을 위한 다양한 소재들이 마련되고 있다.

갈대밭에서 가을향기가 바람에 날린다. 사진은 지난해 ‘춤추는 갈대축제’ 때 찾아온 여행객들.
갈대밭에서 가을향기가 바람에 날린다. 사진은 지난해 ‘춤추는 갈대축제’ 때 찾아온 여행객들. 사진/ 강진군청

 

INFO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

기간 2022. 10. 28(금)~ 10일간

주요행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기획행사/축하콘서트와 읍면 가요제, 클래식 버스킹 등 공연행사/추억의 연날리기, 7080 추억체험행사/명품청자 판매 및 가을국화 전시행사

장소 강진만 생태공원 일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