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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한탄강 지오트레일에서 용암이 만들어낸 풍경을 만나다
한탄강 지오트레일에서 용암이 만들어낸 풍경을 만나다
  • 조유동 기자
  • 승인 2018.12.1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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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적 가치와 뛰어난 경관을 한눈에,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슬픈 전설의 재인폭포와 동글동글 베개모양 용암 암석
연천 관광으로 천연기념물 지질명소와 제1땅굴도 함께 만나
사진 / 조유동 기자
한탄강 유역은 2015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선정되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여행스케치=연천] 연천과 철원 사이를 흐르는 한탄강엔 과거 용암이 흘렀다. 용암이 식어 만들어낸 풍경은 뛰어난 지질학 가치를 인정받았고, 한탄강과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만들어낸다. 연천 한탄강 트레킹코스를 따라 걸으면 용암의 다양한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지질 여행의 명소가 된 한탄강 지오트레일을 찾았다.

연천과 한탄강, 생태와 역사를 함께 보는 곳
연천은 맞닿은 땅이다.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는 땅,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쳐지는 땅, 더 거슬러 올라가면 용암과 강물이 만났던 땅이 바로 연천이다. 옛 한탄강을 따라 흘렀던 용암이 굳고, 그 위로 다시 강물이 흐르며 내륙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지질 현상들이 나타났다. 한탄강은 이러한 희소성을 인정받아 2015년 국가지질공원에 선정됐다.

한탄강댐 물문화관에는 연천과 한탄강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한탄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또한, 물문화관 1층에 마련된 한탄강국가지질공원 연천군 홍보관에는 한탄강의 지질학적 가치와 연천지역의 삶을 담았다.

사진 / 조유동 기자
한탄강댐 물문화관에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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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군 홍보관의 국가지질공원 설명 전시.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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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관에는 전쟁의 흔적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서성철 연천군 지질공원 해설사는 “한탄강지질공원의 생태와 지질유산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연천을 터로 삼은 사람들의 삶을 함께 담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한탄강의 생태와 국가지질공원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연천의 예술, 연천을 관통한 전쟁의 흔적도 함께 전시 중이다.

슬픈 전설 담은 재인폭포
한탄강지질공원에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명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주상절리 절벽이 빼어난 재인폭포다. 줄타기하던 광대, 재인(才人)의 전설에서 이름을 땄다.

서성철 해설사는 “재인 아내의 미색을 탐한 원님이 폭포 사이에 줄을 걸고 재인이 줄을 타는 동안 줄을 끊어 죽게 했다”며 “하지만 절개 굳은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거짓으로 수청을 들며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했다”고 말했다.

재인폭포가 인근의 마을 이름도 코를 문 이가 살았다 하여 코문리에서 차츰 고문리로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도 함께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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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폭포를 둘러싼 주상절리 절벽. 사진 / 조유동 기자

과거엔 협곡 아래로 내려가 폭포를 감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통행이 제한되었다. 하지만 폭포 난간의 스카이워크 전망대로 올라서면 원형극장 같은 벼랑과 협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재인폭포를 둘러싼 협곡을 이루는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어 만들어진 기둥 모양 암석의 틈으로, 수직으로 쪼개진 형태가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재인폭포의 주상절리는 암석이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가로로 층이 나 있어 폭포를 에워싼 커튼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폭포와 웅덩이 주변은 층마다 암벽이 다르게 깎여 폭포 빙벽과 고드름, 위층의 암석 기둥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위태로운 장관을 이룬다.

강이 아우러지는 곳에서 만나는 천연기념물
재인폭포에서 한탄강을 따라 내려오면 연평천이라는 이름의 지류와 만나는 지점이 나타난다. 이곳이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의 또 다른 명소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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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과 연평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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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절벽 아래 둥근 모양 암석이 모여있는 아우라지 베개용암의 모습.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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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 트레킹코스를 따라 크고 작은 지질현상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강 건너 주상절리 암벽층 아래에 둥근 암석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는데, 둥근 베개를 쌓아놓은 모양 같다고 하여 베개용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형태는 뜨거운 용암이 물을 만나 급격하게 식으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용암이 흘렀을 당시에도 한탄강이 흐르고 있었음을 짐작게 한다. 내륙지방에서는 만나기 힘든 현상으로 천연기념물 제542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밖에도 한탄강 트레킹코스를 따라 좌상 바위, 백의리 층 등 다양한 지질명소를 만날 수 있다.

제1땅굴 아래에서 현장의 이야기도
연천을 찾는다면 DMZ와 안보관광도 빠질 수 없다. 특히 25사단이 위치한 이곳은 1974년 제1땅굴이 발견된 곳. 민통선을 지나 상승 OP 전망대로 가면 길게 늘어선 철조망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철조망 너머는 곧바로 DMZ 통제구역이다.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DMZ를 살피다 보면 북측 GP에서 아른거리는 그림자가 보이기도 한다. 제1땅굴은 DMZ 내부에 위치해 실제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전망대 앞에서 실제 땅굴과 같은 크기의 모형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조유동 기자
25사단 상승 전망대에서는 사진 촬영이 일부만 허용된다. 사진 / 조유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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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진 제1땅굴 모형. 사진 / 조유동 기자
사진 / 조유동 기자
백학면에 위치한 레클리스 카페 벽면을 장식한 참전 용사들의 서명. 사진 / 조유동 기자

전망대를 내려와 백학면으로 향하면 전쟁이 벌어졌던 현장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다. 휴전을 앞두고 뺏고 뺏기는 고지전이 벌어지던 때, 눈부신 활약으로 미국 해병대 역사상 처음으로 부사관으로 임명된 말인 레클리스의 이름을 딴 레클리스 카페와 마을에 있는 호국영웅들의 이야기를 모은 백학 역사박물관이 그곳이다.

DMZ관광의 장승재 대표는 “앞으로 여행의 추세는 자연과 생태, 지역 환경이 복합되어 어우러질 것”이라며 “DMZ가 있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연천 관광이 2019년엔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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