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10월호
[박물관 기행]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박물관 기행]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 노서영 기자
  • 승인 2005.04.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한국 만화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는 한국만화박물관 내부.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한국 만화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는 한국만화박물관 내부.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여행스케치=부천] 둘리도 벌써 이십대다. 83년에 이곳 부천에서 태어났으니 이제 청년공룡둘리가 맞겠다. 부천시에서는 아기공룡둘리에게 주민등록증까지 발급해주었다.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을 찾아갔다.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만화박물관이다. 만화의 태생부터 현재, 나아가 미래에 이르기까지 한국만화의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전시해 놓았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기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만화박물관을 찾았을 때, 마침 입구에서 카툰티쳐를 만났다.

카툰티처와 함께 하는 희귀만화 코너.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카툰티처와 함께 하는 희귀만화 코너.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박물관을 안내하고 설명해주는 도센트(docent)는 박물관 테마가 ‘만화’이기에 카툰티처(cartoon teacher)라 부른다. 만화라면 기껏해야 어린애나 사춘기의 청소년이 읽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순을 막 넘긴 할머니 카툰티처를 만나면 당장 사라진다.

만화 박물관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땅 속에서 튀어나온 만화 캐릭터.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만화 박물관 입구에서 볼 수 있는 땅 속에서 튀어나온 만화 캐릭터.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박물관 입구부터 만화스럽다. 만화 속 캐릭터들이 입구 주위에 ‘널브러져’ 있기 때문. 땅속에 묻혀있거나, 벽에 붙어있는 등 가지각색이다. 내부로 들어가는 형광빛의 통로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아이들은 호기심이 가득하다. 카툰티처와 함께 박물관을 찬찬히 훑어보기에는 마음이 급하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만화 주인공들과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4백 95평이라는 적잖은 규모의 박물관을 십 분 만에 다 둘러보는 엄청난 체력의 개구쟁이들. 이에 비해 부모들의 태도는 자못 진지하다. 지난날 읽었던 만화라도 발견한 건지, 1980년대 우리만화 연대기 전시물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려니.

1928. 2. 5 조선일보. 안석주 '모던 껄의 장신(裝身)운동'.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1928. 2. 5 조선일보. 안석주 '모던 껄의 장신(裝身)운동'.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는 연두빛 통로.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는 연두빛 통로.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 '보물섬'(1954) 만화.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 '보물섬'(1954) 만화.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박물관은 크게 자료관, 전시관, 체험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관에는 만화의 역사와 그 일대기, 그리고 만화의 종류와 초창기 작가의 연혁 및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만화의 시초로, 선사시대의 바위그림이나 동굴벽화를 든다는 점이다.

예술의 한 분야라는 차원에서 만화는, 회화만큼 오랜 역사를 가졌다고 하니, 가볍게 웃고 넘기던 만화가 새롭게 보인다. 일명 ‘떼기만화’ 라는 1953년 최상권의 작품 <헨델박사>가 희귀만화란에 소개되어 있다. ‘떼기만화’ 란 어렵던 시절 가게에서 어린이들이 한 장씩 떼어사서 한데 모아 읽곤 했다고 하여 붙여진 별칭이다.

겨우 한 장씩만 살 수 있어 아쉬웠던, 그래서 더 재밌던 만화. 구구절절 사연많은 만화들이 희귀만화란에 가득 전시되어 있다. 매년 서너 차례의 기획전시가 개최되는데, 최근에는 <제8회 한일 만화가 연하엽서 교류전>이 열렸다.

아이들 가운데 유난히 빛나는 머리를 손으로 치면 만화영화가 상영된다. 안심할 것, 모형이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아이들 가운데 유난히 빛나는 머리를 손으로 치면 만화영화가 상영된다. 안심할 것, 모형이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독서삼매경에 빠진 한 가족. 만화를 좋아하는 데는 어른 아이 따로 없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독서삼매경에 빠진 한 가족. 만화를 좋아하는 데는 어른 아이 따로 없다. 2005년 4월. 사진 / 노서영 기자

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역시 체험관이다. 3D 애니메이션 상영관과 만화열람실, 그리고 체험실이 그것이다. 만화열람실에서는 맘껏 만화를 볼 수 있는데, 박물관에서 가장 조용한 곳이다. 참가비를 내고 체험실에서 만화그리기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있다. 유아기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캐릭터북, 초등생을 위한 데코캐릭터, 그리고 주말에만 운영되는 만화타일액자 만들기.

2001년 10월 개관한 뒤로 매년 13만명이 왔다갈 정도로 호응이 좋은 한국만화박물관. 2008년에는 보다 나은 면모를 갖춘 한국만화박물관을 건립할 것이란다. 프랑스의 만화축제, 앙굴렘국제만화축제를 다니면서 배움에 열심인 부천만화정보센터 직원들. 한국만화의 미래는 이렇게 밝아오고 있었다.

Info 한국만화박물관
주소 경기 부천시 길주로 1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