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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가족체험여행] 파주 우농타조농장 체험
[가족체험여행] 파주 우농타조농장 체험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5.08.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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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뒷 날개를 활짝 펴고 입을 크게 벌려 경계심을 표출하는 타조. 그런 타조와 친해질 수 있는 우농타조농장에 다녀왔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뒷 날개를 활짝 펴고 입을 크게 벌려 경계심을 표출하는 타조. 우농타조농장에서는 타조에게 모이도 주고 타조 알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파주] 날씬하게 뻗은 다리 위에 육중한 몸매, 기다란 목 위에 주먹만한 얼굴. 까만 눈에 길게 말려 올라간 속눈썹. 누가 타조를 날지 못해 슬픈 새라고 했을까? 70km 속도로 1시간을 달릴 수 있는 강철 다리가 있는데~.

‘엄마아~잉잉, 시러엉~.’ 타조체험의 첫 관문인 ‘타조와 친해지기’시간이다. 아이들은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타조 앞에서 배추 잎을 쥔 손을 힘없이 떨어뜨린다. 키가 큰 타조가 내려다본다는 위압감 때문일까? 엄마, 아빠 뒤로 숨기만 한다.

부리부리한 눈의 타조에게 먹이 주기를 시도해보는 가족체험객.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부리부리한 눈의 타조에게 먹이 주기를 시도해보는 가족체험객.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지켜보던 아빠들이 용감하게 시범을 보인다. “자~안 무섭지? 아빠처럼 해봐~.배추 잎(타조먹이)을 들고 있으면 타조가 알아서 먹잖아, 안 물어” 아빠의 말에 용기를 얻은 다섯 살 한결이가 손톱으로만 배추를 잡은 채 눈을 질끈 감고 타조에게 내민다.

한결이의 성공에 다른 아이들도 용기를 내 타조 가까이 다가가긴 하지만, 만져볼 용기는 나지 않나 보다. 생후 일주일 된 아기타조는 너도나도 만져보려 하지만, 이번엔 아기타조가 낯을 가린다. 새색시마냥 벽만 보고 궁둥이만 보여준다.

“타조는 스트레스에 약해요. 엄마 타조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알을 서서 낳아 깨진 알을 먹어버리기도 해요.” 농장주이자 타조협회 회장인 남시원씨가 차근차근 설명을 해 준다. 30년 동안 여러 가지 가축 농사를 해보았는데 타조는 정말 손이 안 가는 가축이란다.

일부 다처제인 타조. 검은 색이 수컷이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일부 다처제인 타조. 검은 색이 수컷이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돼지나 소의 경우는 사료를 주면 주는 대로 다 먹어치우는 반면, 타조는 딱 정량만 먹고 배설물도 적어 바닥에 깔린 오물이 별로 없다고. 아이들이 어느 정도 타조와 친해지면 ‘아기타조 탄생관’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건강한 타조알’만 선별해서 부화기에 넣어 42일간 36도를 유지시켜준다. 약 2mm 두께의 타조껍질은 아기타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데 커다란 장애물이다. 그래서 때때로 사람이 도와주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이 신비한 과정을 지켜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부화하려는 타조는 아이들이 도와주기도 한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부화하려는 타조는 아이들이 도와주기도 한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갓 세상에 나온 타조 크기는 닭보다 조금 작은 정도인데 몸집이 다 자라는데 걸리는 기간은 불과 1년이다. 산란기인 봄에는 이틀에 한번 꼴로 5~6개의 알을 낳는 타조는 여름 들어서 양이 줄면서 겨울에는 거의 낳지 않는다.

타조알을 자연부화시키면 더 좋겠지만, 타조는 알을 잘 품지 않는단다. 농장에는 타조 외에 오리, 거위, 긴꼬리 닭, 투계, 일본 닭인 짜보, 토끼 등의 동물도 있는데, 조류 중에서도 닭은 모성애가 유별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을 낳으면 둥지를 꼭 지키는 것은 물론이요. 어디가나 품에 안고 다니며 자식사랑을 드러낸다. 반면 오리는 물가에 놀러가서 알을 낳고는 잊어버리고 집에 간단다. ‘낙동강 오리알’이 괜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심혈을 기울여 타조알 껍질 위에 그림을 그리는 중.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심혈을 기울여 타조알 껍질 위에 그림을 그리는 중.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타조알에 꽃을 장식하고 구슬을 달아 만든 알공예품.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타조알에 꽃을 장식하고 구슬을 달아 만든 알공예품.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타조 미술관’에서 이어지는 다음 프로그램은 ‘타조알 껍질로 목걸이 만들기.’ 반들반들한 껍질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어 말린 다음 구멍을 뚫고 가죽 끈을 끼우면 완성. 묽게 하면 안 된다는 강사의 말에 아이들은 붓 끝에 물의 양이 행여 많아질까, 그림을 그릴 때보다 붓을 물에 담글 때 더 진지하다.

타조가 배추 받아먹는 모습, 사랑하는 엄마·아빠와 동생의 얼굴, 활짝 핀 꽃, 남북 지도에다 독도를 서울만하게 그려 넣은 아이도 있다. 각자 그린 목걸이를 테이블 위에 죽~ 늘어놓고 말리면서, 농장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타조알 볼링대회’가 시작됐다.

아이들은 타조알로 볼링할 때 가장 즐거워한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아이들은 타조알로 볼링할 때 가장 즐거워한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알의 무게가 1.3~1.6kg 정도니 힘이 실려 탄력을 받으면, 또르르~잘도 굴러간다. 하지만, 럭비공과 모양이 흡사한 타조알은 아이들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직선으로 가다가도 볼링 핀 앞에서 급커브를 틀며 ‘나 잡아봐라’ 한다. 추측 불가능이다.

톡톡 튀는 타조알과의 한판 씨름에서 스트라이크를 연속 뽑아낸 현석이가 만세를 부르려다 파삭! 소리와 함께 알을 깨버렸다. 망치로 깨야 깨진다는 그 타조 알을….

여러 가지 체험을 마치니 어느새 배가 출출해진다. 전문요리집이 몇 안 돼 아직까진 타조 요리가 낯설지만, 타조고기는 저지방, 저칼로리, 저콜레스테롤의 ‘3저 육류’로 지방질이 5%도 채 안 될 정도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하다. 직접 키운 타조와 거위, 오리, 닭으로 만든 음식이 30여 가지가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타조육회 한상 차림. 타조요리는 낯설지만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타조육회 한상 차림. 아직은 낯선 타조요리지만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70kg 이상을 지탱하는 강철다리는 보양식으로 으뜸이다. 아까의 겁먹은 모습 대신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 한별이한테 엄마가 물었다. “한별아, 타조 무서워?” “생긴 건 귀여운데 성격이 무서워, 근데 엄마, 우리 또 오자~.”

타조고기가 맛있어서인지, 타조보다 만만한 토끼의 귀여움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체험을 마친 이곳저곳에서는 연신 또 오자는 아이들의 투정이 전염되고 있었다.

타조농장의 체험 프로그램은 연중무휴이며, 근처를 지나는 방문객을 위해 항상 개방되어 있다. 타조의 탄생부터 음식까지 맛볼 수 있는 타조농장은 자연과 동물을 접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올 여름 최고의 방학선물이 아닐까?

Info 가는 길
자가운전
_ 일산 자유로 문산 방향 -> 신도시 IC지나 파주시청 금촌IC 방향 -> 2km 직진 -> 삼거리에서 우회전 -> 3.7km직진 -> 우측에 우농타조농장
대중교통 _ 서울지하철 3호선 원당역 5번 출구 -> 5번 버스 -> 우농타조농장에서 하차 지하철 3호선 대화역 -> 200번 버스 -> 우농타조농장정차 부탁(200번 버스는 정차하기 전에 미리 말하자)

농장에는 타조뿐 아니라 거위, 오리도 만나볼 수 있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농장에는 타조뿐 아니라 거위, 오리도 만나볼 수 있다. 2005년 8월. 사진 / 박지영 기자

Tip. 체험 프로그램 종류
우농타조농장은 타조관찰학습장, 아기타조놀이터, 아기타조탄생관, 타조미술관, 자연놀이터, 숲속 유치원, 농사체험학습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이사이에 천연염색체험, 타조농장올림픽 등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사전에 농장으로 문의를 하면 대상과 계절에 맞는 학습체험을 준비해 준다.
주소 _ 경기 파주시 교하읍 동패3리 616-1

주변 여행지
타조농장 관람을 끝내고 시간이 남았다면, 카트를 타러 가보자. 직접 타면 스릴을, 안 타면 응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농장에서 자유로 나가서 통일동산 내에 위치.

타조요리
농장 내 식당은 로열호텔과 플라자호텔 등에서 주방을 담당했던 심휘정씨가 맡아 호텔식 타조요리를 맛볼 수 있다. 근처 심학산에서 나오는 생수를 먹여 키우는 타조는 육질이 찰지고 부드럽다. 타조스테이크, 타조까스, 카레, 불고기, 떡갈비, 육회, 샤브샤브, 회까지 입맛대로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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