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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삼청동 전통 카페 옹달샘, 특별한 데이트는 한옥에서?
삼청동 전통 카페 옹달샘, 특별한 데이트는 한옥에서?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5.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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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한 입에 쏙 먹기 좋은 경단과 산자, 그리고 전통차. 전통차와 전통 먹거리 맛에 단골이 생기고 단골이 단골을 늘린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한 입에 쏙 먹기 좋은 경단과 산자, 그리고 전통차. 전통차와 전통 먹거리 맛에 단골이 생기고 단골이 단골을 늘린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한옥집을 개조하여 만든 전통카페 옹달샘은 한옥이 가진 중후한 멋에 별미 먹거리를 더해 다양한 연령층을 포용한다. 시끌벅적한 연말 분위기에 마음마저 덩달아 바빠지는 12월. 한톤 다운된 조명 아래 촛불 하나 켜놓고 구운 인절미와 오미자차를 나누며 한 해를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지.

한옥과 쇼윈도의 어울림 삼청동 골목길
한적하고 평화롭다. 서울하늘 아래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고즈넉한 신비로움을 풍기는 곳. 지난해 이맘 때 쯤 삼청동의 첫 느낌은 그랬다. 근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삼청동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주황, 빨강 등의 강렬한 쇼윈도가 한옥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삼청경찰서 맞은편의 검정 바탕의 <방아간> 간판이 기존의 삼청동 분위기라면, 저절로 걸음을 멈추게 하는 독특한 구두매장 <The shoe>의 빨간색 간판이 어울리지 않을 듯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눈요기 거리가 많고 동네 특유의 아늑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산책코스로 적격이다.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지나 삼청동 길을 따라 걷다가 <삼청동 수제비>를 지나면 전통카페 <옹달샘>을 만난다.

직접 담근 전통차를 저장한 항아리들. 주인의 손맛은 여기서 나온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직접 담근 전통차를 저장한 항아리들. 주인의 손맛은 여기서 나온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삼청동에 10년 가까이 살던 가정주부가 전통한옥을 개조해 카페로 차려낸 이곳은 외가에 온 듯 포근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영문간판과 나란히 위치해 옛 것과 요즘 것의 조화가 멋스럽게 어울리는 삼청동만의 특징이 입구부터 묻어난다.

안에서 보니 입구 옆에 있던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마치 한 집 같아 김명희 사장에게 물어보니 이곳에서 운영한단다.

“카페 내부는 전통이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손님들도 고려했어요. 20대 연인부터 연로하신 분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추어 손님이 커피를 주문하면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포장된 커피가 카페 내부로 배달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트리 장식이 예쁜 옹달샘의 흡연석. 입구 옆에 아기자기한 공간이 돋보인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트리 장식이 예쁜 옹달샘의 흡연석. 입구 옆에 아기자기한 공간이 돋보인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마르지 않는 샘, 옹달샘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오미자차와 십전대보탕을 주문했더니 꿀에 곱게 단장해 하얀 옷을 입은 산자가 서비스로 나온다. 그 밖에 구운 인절미와 조청, 주인이 직접 끓이는 호박죽, 두텁단자 등의 별미 먹거리와 직접 과일을 갈아 만든 생과일 쥬스 등이 오감을 자극한다.

떡은 혼수용떡으로 유명하다는 <예반떡집>에 특별히 맞춤한다. 시골에서 늙은 호박을 사다가 끓이는 호박죽이 엄마가 집에서 끓여준 것 마냥 담백하고 든든하다. 수정과, 식혜, 오미자차, 대추차, 매실차, 모과차 등 전통차를 직접 담근다.

황토는 언제나 포근한 느낌을 준다. 호박과 촛대가 황토와 잘 어울려 있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황토는 언제나 포근한 느낌을 준다. 호박과 촛대가 황토와 잘 어울려 있다.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옹달샘은 차만 파는 공간이 아닌 주인의 손맛을 느끼러 오는 공간이다.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이 한옥의 아늑한 분위기와 차 맛에 반해 단골이 되고 단골들의 이야기로 손님들은 알음알음 찾아온다.

사장이 친정엄마와 같이 운영을 하기 때문에 나이가 지긋한 분들은 옛 집, 외할머니의 향수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 볕의 기온으로 따뜻한 창가에서는 아담한 마당이 내다보인다. 기와 얹은 지붕과 반짝반짝한 장독대, 정성껏 키운 화초에서 바지런한 주인이 떠오른다.

크기별로 쌓여있는 늙은 호박과 토속적인 장식품, 잔잔하게 울리는 ‘이루마’의 피아노 선율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문득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옹달샘의 기억하나가 떠오른다.

반짝이는 트리를 배경으로 번갈아가며 다이어리에 신년 계획을 세우던 옆 테이블의 연인. 한 해가 넘어가는 시점에 연인과 함께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 장소로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

* 이름도 생소한 ‘두텁단자’는 예전부터 축하연회나 결혼한 신부가 이바지 음식을 준비할 때 빠지지 않던 두텁떡으로 만든 단자이다.

삼청동 수제비.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삼청동 수제비.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Tip. 주변 여행지
삼청동 수제비 23년의 전통과 손맛으로 이제는 삼청동하면 떠오르는 <삼청동 수제비>. 만드는 과정을 지켜봐도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쉴 새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결은 우리네 할머니가 해주던 맑고 시원한 국물에 있었다.

비오는 날 수제비가 생각난다면 삼청동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깨끗한 공기와 옛 정취가 덤으로 쥐어진다. 삼청터널 방향 국무총리 공관 옆. 영업시간 _ 정오~오후 9시

부엉이 박물관 입구.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부엉이 박물관 입구.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부엉이 박물관
30년간 부엉이를 주제로 수집품을 모은 가정주부가 직접 운영한다. 2,000여 작품이 전시된 박물관에서는 부엉이 엄마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부엉이를 모아온 사연을 들려주며 관람객을 위해 따뜻한 차를 내온다. 듣다보면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니 주의할 것.

빨강 숲
삼청동 길을 걷다 보면 매장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곳이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 있다. 풀 숲 사이의 징검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빨강 숲>은 그림이 전시되어 차와 와인을 마시며 그림도 구경할 수 있는 독특한 갤러리 카페이다.

THE SHOE
삼청동의 유일한 슈즈 전문 매장이다. 풍부한 컬러들이 시선을 잡아둔다. 고급스런 이탈리아 가죽을 사용하여 수제화를 만들어 파는 곳으로 멋쟁이들 사이에는 이미 소문난 곳.

Art Space 'Duru'.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Art Space 'Duru'. 2005년 12월. 사진 / 박지영 기자

Art Space <Duru>
연둣빛 간판이 멋스러운 Duru 아트갤러리는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해놓는 공간이다. 작가들이 주기적으로 바뀌어 풍부한 작품 세계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Yeon
연? 스치는 인연도 소중히 생각해 이름을 지은 이곳은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리 넓지 않은 한옥을 활용해 술 마시고 밥도 먹고 동심으로 돌아갈 다락방까지 만들어냈다. 빡빡한 생활에서 벗어나 오픈된 공간에서 마음도 오픈해봄이 어떨지.

Info 가는 길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 2번 마을버스 타고 감사원 앞 하차
지하철 5호선 광화문 2번 출구 -> 11번 마을버스 타고 삼청경찰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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