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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600년의 역사를 기억하는 성곽, 서울한양도성길 2코스를 걷다
600년의 역사를 기억하는 성곽, 서울한양도성길 2코스를 걷다
  • 류인재 기자
  • 승인 2021.11.12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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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한양도성길 2코스의 시작점인 혜화문. 사진 / 류인재 기자

[여행스케치=서울] 서울한양도성길 2코스(낙산 구간)는 혜화문에서 출발해 흥인지문에서 끝나는 2.1km의 걷기 좋은 길이다.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는 2코스는 가족들이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해가 지면 조명이 켜져 야간 산책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한양도성은 조선 태조 5년(1396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한양을 방어하고 도심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성곽은 현재의 백악산, 낙산, 남산, 인왕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데 총 길이는 약 18.6km 이른다. 그중 약 70%인 13.7km 구간이 중건되거나 남아있다. 이 성곽을 따라 서울한양도성길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산책로가 되었다.    

한양도성과 혜화문 안내판
혜화문에서 길을 건너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역사를 느끼며 산책하기 좋은 길
서울한양도성길 2코스는 혜화문에서 시작된다. 과거 한양도성에는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이 설치되었다. 혜화문은 그중 북대문(숙정문)과 동대문(흥인지문)사이에 지어진 동소문이다. 도심 속에 우뚝 솟아있는 혜화문은 언덕 위에 위치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혜화문을 건너면 본격적으로 트레킹이 시작된다. 가톨릭대학교 뒷길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오른쪽으로는 성곽, 왼쪽으로는 서울 시내 풍경이 보인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느끼면서 걷는 길이 이색적이다. 

서울한양도성길 2코스에 있는 카페. 사진 / 류인재 기자
성곽마을 여행자 센터. 사진 / 류인재 기자
성벽과 도심을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는 서울한양도성길. 사진 / 류인재 기자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369마실’ 건물이 나타난다. ‘삼선 재개발 6구역’의 첫소리를 딴 ‘삼선동 369성곽마을’의 카페다. 끊임없이 이어진 웅장한 성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기 좋다.   

성곽을 따라서 걸으며 성벽을 둘러보면 조금씩 모양이 다르다. 조선시대 성벽을 축조한 이후 보수와 개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성벽 축조기술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기에 더욱 특별하다. 

낙산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 류인재 기자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서울한양도성길. 사진 / 류인재 기자
축성 정보를 새긴 각자성석. 사진 / 류인재 기자
낙산공원. 사진 / 류인재 기자

성벽 앞 안내판에는 ‘각자성석’의 설명이 있다. 축성과 관련된 기록을 새긴 성돌을 각자성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14세기에는 천자문의 글자로 축성 구간을 표시했고, 15세기에는 축성을 담당한 지방의 이름을 새겼다. 그리고 18세기에는 축성 책임 관리와 석수의 이름을 기록했다. 이렇게 정보가 새겨진 각자성석이 290개 이상 남아있다.

이어서 성벽을 끼고 작은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전쟁 후에 실향민들이 모여 판자촌이 형성되며 만들어진 장수마을이다. 장수마을 앞에 있는 암문으로 들어가면 낙산공원이다. 한양도성 외곽을 걷다가 처음으로 내부로 들어간다. 공원 성벽 너머로는 시티뷰가 펼쳐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야경은 SNS에 수시로 올라올 정도로 유명하다.

총 길이 18.6km 중 13.7km가 중건되거나 남아있는 한양도성. 사진 / 류인재 기자
보물 제1호이자 동대문에 해당하는 흥인지문. 사진 / 류인재 기자
3코스로 이어 걸으면 만나는 광희문. 야간에는 조명이 켜져 야간 산책을 하기도 좋다. 사진 / 류인재 기자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꾹꾹 눌러 담은 후 2코스의 종착점인 흥인지문으로 향한다. 자동차가 가득한 대로 한가운데 있는 흥인지문은 보물 제1호이자 한양도성의 동대문에 해당하는 곳이다. 흥인지문은 옹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도성의 8개 문 중 유일한데, 군사적으로 취약한 지세를 강화하기 위해 지은 것이다. 산책 코스가 짧게 느껴진다면 장충체육관까지 연결되는 흥인지문 구간을 이어서 걸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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