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10억 년의 나이를 가진 국가지질공원 대청도
10억 년의 나이를 가진 국가지질공원 대청도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2.05.17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청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풍받이 트레킹 코스. 사진/ 조용식 기자
대청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풍받이 트레킹 코스. 사진/ 조용식 기자

[여행스케치=대청도] 해발 343m의 삼각산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펼쳐진 능선 덕분에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한 대청도. 대청도는 백령도로 가는 길목에 소청도와 함께 있다. 풀등(모래섬)과 해안사구, 그리고 노을이 아름다운 대청도는 백령도·소청도와 함께 지난 2019년 국내에서 11번째로 국가지질공원(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대청도 농여해변의 모래사장에서만 볼 수 있는 물결무늬가 마치 한편의 예술작품이 전시된 것처럼 느껴진다. 사방을 휘감아 놓은 듯한 모래가 일률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가 하면, 끝없는 사막길을 펼쳐 놓은 물결무늬도 있다. 조개무덤이 펼쳐진 모랫길을 따라 해변으로 향하는 발자국도, 소금기가 말라 모래 위를 하얗게 백발로 만든 물결무늬도 이색적이다.

백령도가 보이는 농여해변의 풍경. 사진/ 조용식 기자
농여해변의 기암 괴석. 사진/ 조용식 기자

 

국내 최대의 풀등을 감상할 수 있는 농여해변

3~4명이 걸어도 옅은 발자국만 남아 있을 정도로 단단한 농여해변의 모래사장은 바다가 흐르는 방향으로 백령도가 보이고, 뒤로는 수억 년의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무늬와 색을 이룬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조철수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 해설사는 농여해변과 미아해변은 썰물 때 이어지는 해변으로 광활한 백사장과 드넓은 바다의 풍경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며 농여해변 입구의 나이테 바위(고목바위)에서 백령도 방향으로 바라보면 국내 최대의 풀등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농여해변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나이테 바위는 얇은 지층이 다양한 색으로 반복되어 마치 고목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층이 강한 변형 작용을 받아서 수직으로 선 후, 풍화와 침식으로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 나이테 바위 앞으로 펼쳐진 광활한 광장은 모래톱이 쌓이는 곳으로 풀등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농여해변의 풀등이 점점 길어져 백령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막길을 펼쳐 놓은 듯한 모래사장. 사진/ 조용식 기자
지층의 변형과 풍화 침식 작용에 의해 변화된 나이테 바위 확대 사진. 사진/ 조용식 기자
대청도의 풀등. 사진/ 조용식 기자

대청도 농여해변과 바로 이웃한 미아해변에서는 일몰 감상을 즐기는 것이 좋다. 노을 시간이면 해안가 주변으로 날아든 철새들이 바위에 앉아 있는 모습을 통해 더욱 감성적인 노을 감상을 즐길 수 있다. 노을이 떨어지고 나면 농여해변은 해안 경계근무를 위해 장병들이 배치된다. 대청도 해안가는 해가 지는 시간부터 해가 뜨는 시간까지는 군사작전 지역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농여해변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주차시설이다. 농여해변 주차장은 대형 버스 2대와 승용차 3~4대를 주차하고 나면, 더 이상 주차를 할 수가 없을 정도로 협소하다. 이 때문에 조개 채취를 하는 마을 주민과 관광객 차량이 한꺼번에 올 경우에는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마을주민들은 농여해변 주차장 주변에 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주차 공간을 넓혀 달라고 군()과 군()에 민원을 넣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INFO 풀등

통상 큰 하천의 하구에 모래톱이 길게 쌓이는 것을 이라고 한다. 수면 위로 노출 기간이 길어지면 풀이나는 경우도 있어 풀등이라고 한다.

옥죽동 해안사구의 낙타. 사진/ 조용식 기자
데크를 따라 이어진 해안사구. 사진/ 조용식 기자

 

우거진 해송과 고운 백사장길, 모래울 해변

모래울 해변은 울창한 해송 길을 걸으며, 잔잔히 물결치는 바다와 해변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해송이 만들어 준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의 즐거움과 주변의 나무와 해송이 만들어낸 하트 모양을 발견하는 순간순간이 행복하게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해송 길을 내려와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모래울 해변을 걷는다. 트레킹을 위해 데크가 조성되어 있으며, 밑으로는 해안 경계 근무자들의 순찰로와 경계 근무지인 벙커도 보인다.

모래울 해변은 길이 1km. 넓이 500m의 넓은 모래사장으로 덮여 있으며, 수면 위로 얼굴 형상을 한 대갑죽도를 볼 수가 있다. 대갑죽도는 예로부터 하늘을 향해 매일 매일 어민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섬으로 알려진 곳이다. 대청도는 옥죽동 해안사구도 유명하다. 국내에 존재하는 해안사구 중 그 규모가 매우 큰 편에 속하는 해안사구로, 현재는 방품림 조성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예전에는 축구장 60개 규모를 자랑했다고 한다. 대청도는 예로부터 옥죽동 모래 서 말을 먹어야 시집을 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이다. 모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80년대 후반부터 해안가에 소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자 모래로 인한 피해는 줄었지만, 아쉽게도 사구를 형성하는 사막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옥죽동 해안사구에는 사막의 교통수단 중 하나인 낙타가 조형물로 세워져 있다. 낙타는 혹의 개수에 따라 1개만 있는 단봉낙타와 2개가 있는 쌍봉낙타가 있는데, 옥죽동 해안사구에는 쌍봉낙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해안사구를 따라 걷다보면, 데크가 보이는 전망대가 보인다. 최근에 조성한 이 전망대는 하늘 숲길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다. 데크로 만 이어진 하늘 숲길에는 두 개의 포토존이 있어 잠시 쉬면서 추억을 남기기 좋은 곳이다.

서풍받이 트레킹 코스를 걷는 여행자들. 사진/ 조용식 기자
노을이 아름다운 농여해변. 사진/ 조용식 기자
장윤주 엘림여행사 대표. 사진/ 조용식 기자

거대한 절벽을 이루는 곳, 서풍받이

대청도 트레킹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서풍받이 트레킹 코스는 광난두 정자각에서 시작된다. 서풍받이는 중국에서 서해를 거쳐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막아주는 바위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이곳은 해안절벽이 둘러싸여 있어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돌출해안과 웅장한 절벽의 자태가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기도 한다.

서풍받이 트레킹은 7.3km로 광난두 정자각, 서풍받이, 마당바위, 광난두 정자각으로 회귀하는 코스이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중간에 휴식을 취하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들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면 위로 사람의 옆 모습 형상을 한 대갑죽도가 있으며, 해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찰나에 볼 수 있다는 사자웃음바위도 있다.

서해의 파도와 바람을 막고 있으며 깎아지른 웅장한 수직 절벽이 바닷가에 우뚝 솟아 있어 더욱 눈길이 가는 서풍받이는 해발고도 80m에 이르는 거대한 절벽으로 하얀 규암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더욱 눈에 들어온다. 서풍받이 전망대에서 마당바위 방향으로 올라가면 하늘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마당바위는 서풍받이 끝자락 절벽에 자리 잡은 넓은 마당처럼 펼쳐져 있는 곳. 마당바위에 올라서면 푸른 바다가 한눈에 펼쳐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재작년 여름 태풍으로 광난두 정자각 매표소와 함께 마당바위 주변의 안전시설이 모두 파손된 상태이다. 옹진군에서는 마당바위 안전시설은 올 하반기에나 완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돼지가든의 싱싱한 홍어회. 사진/ 조용식 기자
속이 확 풀리는 미역국. 사진/ 조용식 기자

조철수 지질해설사는 지난 태풍으로 큰 마당바위로 내려갈 수 있는 펜스가 다 날아갔다. 큰 마당바위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안전시설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곳으로 내려가는 여행자들이 종종 있는데, 안전시설이 확보 될 때까지는 마당바위로 내려가지 말고, 서풍받이에서 바로 내려가는 것을 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청도에서 10년째 엘림여행사를 운영하는 장윤주 대표는 대청도에는 관광안내센터, 농여해변, 서풍받이 지질명소 등에 지질해설사가 상시 배치되어 있다라며 지질해설사와 동행하며 대청도 지질명소에 대한 설명과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며 여행한다면, 더욱 값진 여행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NFO 대청도

대청도라는 이름의 유래는 멀리서 바라보면 울창한 것이 마치 눈썹을 그리는 검푸른 먹과 같다하여 고려인이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푸른 섬이라는 한글 음을 한자로 풀어 포을도(包乙島)라고도 하고 한자화한 명칭으로 청도(靑島)라고도 한다. 모두 푸른 섬을 뜻한다.

백령·대청 지질공원

지난 201911번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백령·대청 지질공원은 백령도 5개소, 대청도 4개소, 소청도 1개소 총 10개소의 지질 유산을 지질명소로 지정했다. 백령도는 두무진, 콩돌해안, 사곶해변, 진촌리 현무암, 용트림 바위와 남포리 습곡이며, 대청도는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옥죽동 해안사구, 서풍받이, 검은낭이며, 소청도는 스토로마톨라이트와 분바위, 월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