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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라이프 스타일] 방 안의 작은 세상, 내 손으로 만든 비바리움 파크
[라이프 스타일] 방 안의 작은 세상, 내 손으로 만든 비바리움 파크
  • 민다엽 기자
  • 승인 2022.11.1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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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여행스케치=서울] 최근 작은 어항 속에 자신만의 자연 생태계를 조성하는 비바리움(Vivarium)이 색다른 취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바리움은 작은 동물이나 파충류, 곤충, 또는 식물 따위를 관찰하거나 연구할 수 있도록 만든 사육 공간을 일컫는다. 단순히 개체에 먹이를 주며 키우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나아가 그 생물이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온전한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비바리움의 포인트. 집 안에서 잠시만 눈을 돌리면 이국적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온도부터 습도, 기후까지…자연을 이해하라
최근에 만난 지인이 곤충 비바리움에 푹 빠졌다. 마치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 나무부터 풀과 이끼, 돌까지, 여느 곤충박물관이 무색할 만큼 잘 꾸며져 있는 작은 세상을 보여주며 자랑을 멈추지 않는다. 곤충의 습성은 물론, 온도나 습도, 낮과 밤의 길이에 따른 조명 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쓸게 한둘이 아니란다. 그가 요즘 때 늦은 공부에 열중인 이유다.

최대한 자연과 비슷하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포인트. /shutterstock

비바리움은 작은 화분 크기부터 집채만 한 크기의 비바리움, 또는 작은 개미에서 거대한 파충류나 아마존의 열대 우림까지 그 규모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해수어나 담수어를 키우기 위한 아쿠아리움(Aquarium)부터, 식물을 키우는 테라리움(Terrarium), 곤충이나 작은 무척추동물을 위한 인섹타리움(Insectarium)과 양서류를 사육하기 위해 제작된 팔루다리움(Paludarium), 개미의 집과 행동을 살펴볼 수 있는 포미카리(Formicarium) 등 세부적으로 보면 종류도 무척 다양하게 나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바리움’은 누구에게나 생소한 단어였다. 그야말로 특정 마니아층만이 즐기는 소수의 취미였던 것. 하지만 최근에는 유튜브나 블로그, SNS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비바리움이 공유되며 소위 ‘대세’로 떠오를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기에도 한층 수월해지고, 동호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프라도 나름 탄탄하게 구축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진 탓이다. 얼마 전에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집 안에서 어항 속 ‘열대 우림’을 꾸미는 한 연예인의 비바리움 활동이 전파를 타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집에서도 눈만 돌리면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shutterstock
생각보다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한 비바리움. /shutterstock

바쁜 직장인에게 어울리는 취미
“같은 종이라도 살아가는 생태나 습성이 천차만별이고 사람처럼 개체에 따라서 성격도 제각각이라, 그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내가 손수 만든 작은 세상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는 곤충들을 볼 때면 뿌듯하면서도 묘한 희열이 느껴진달까요?”

지인은 ‘나만의 작은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점을 비바리움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TV 속 다큐멘터리나 박물관, 전시관 등에서나 볼 법한 자연 환경을 최대한 실제와 같게 조성하는 것, 즉 자연을 오롯이 이해해야만 하는 심오한 과정이라고. 비바리움은 흔한 동·식물부터 고가의 희귀 동·식물까지 각각의 취향이나 경제적 여건에 맞춰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취미다. 하지만 굳이 하나만 꼽자면 1인 가구에 가장 적합해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은 33.4%. 가구 수로 따지면 무려 716만 5,788가구가 홀로 생활하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는 이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지만, 출근 후 혼자 있을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비바리움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딱 어울리는 취미라고 볼 수 있겠다. 집안에서도 편하게 녹색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무관심 속에서도 잘 살아가는 식물 또는 생물을 관찰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작은 자연을 벗 삼아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는 것이야말로 비바리움의 궁극적인 가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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