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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힐링 여행] 영월, 예술 감성 꽃 피우다
[힐링 여행] 영월, 예술 감성 꽃 피우다
  • 권선근 여행작가
  • 승인 2023.05.1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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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외관이 돋보이는 영월관광센터 전경. 사진/ 이해열 기자 

[여행스케치=영월] 단종과 김삿갓이라는 역사 속 인물들의 스토리와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알려진 관광지 영월. ‘지붕 없는 박물관’의 고장에 예술 감성을 담아가는 관광 핫 플레이스로의 발걸음. 영월이 예술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단종의 유배지라는 슬픈 역사의 고장, 지붕 없는 박물관 등 문화관광에 더불어 이제 예술의 향기 가득한 공간이 속속 들어섰다.

색다른 미술관의 존재감, 젊은달와이파크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조형물 ‘붉은 대나무’가 인상적인 ‘젊은달 와이파크’는 최옥영 조각가에 의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과 여러 박물관, 공방이 합쳐진 복합예술공간으로 탄생했다. 붉은대나무 외에도 자연을 캔버스로 삼아 작업하는 작가 최옥영의 시그니처 컬러인 붉은색을 사용한 붉은파빌리온, 목성(木星) 등의 작품으로 구성한 공간이 젊은달와이파크를 색다른 미술관으로 채우고 있다.

젊은달와이파크의 시그니처 조형물인 ‘붉은 대나무’. 사진/ 이해열 기자
빨간색을 이용한 거대한 미술관이자 대지미술 공간인 젊은달와이파크. 사진/ 이해열 기자 

작가의 예술 감각이 돋보이는 강원도 소나무 장작을 엮어 만든 설치미술 ‘목성’ 안으로 들어서면 한낮에도 머리 위에는 밤하늘처럼 수많은 별이 떠다니는 환상에 빠져든다. 소나무 장작의 작은 틈새로 비치는 햇살이 별처럼 보인다.

이 외에도 제1전시실로 3개의 방이 이어지며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시간의 거울-사임당이 걷던 길’에서는 엘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온 듯 환상에 빠지기에 충분하다. 제2전시관인 ‘우주정원전’에 들어서면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며 꿈꾸었던 우주로 가는 통로를 걷는 듯하다.

야외에는 규모가 큰 조형물이 많다. 사진/ 이해열 기자  
어느 곳이든 포토존이 되는 예술감각으로 가득 채운 젊은달와이파크의 공간들. 사진/ 이해열 기자 

붉은색 카펫 위를 걷는 듯한 긴 통로로 연결된 ‘붉은파빌리온’은 금속파이프로 만들어진 구조물로 잠시 머물면 마치 우주 위를 유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런 다양한 공간들이 영월의 맑은 하늘과 조화를 이루면 모두 포토존이 된다. 각각의 장소에서 가장 근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참고 사진도 부착한 친절함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젊은달와이파크는 물이 맑은 영월 주천리의 술샘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술샘박물관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술샘박물관은 술의 어원부터 술빚는 법, 막걸리효모균 현미경 관찰 등 전통주 관련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고 아이들 체험프로그램도 있어 흥미로운 공간이다.

미디어전시관의 민화를 소재로 한 디지털 영상. 사진/ 이해열 기자 
민화 속의 꽃을 이용한 포토존. 사진/ 이해열 기자 

운탄고도1330의 시작점, 영월관광센터
젊은달와이파크로 인기몰이에 성공해 문화예술도시의 면모를 알린영월은 흔한 관공서로 여겨지는 관광센터에도 남다른 예술감각을 더했다. 재작년 10월에 문을 연 ‘영월관광센터’는 폐광지역 통합관광을 위해 탄광 지역 관광 루트를 설계하고, 영월의 로컬푸드와 카페, 영상 및 전시를 함께하는 복합문화센터이다. 최근 각광받는 트레킹 코스인 운탄고도1330의 시작점을 알리는 이곳은 이름만 들어서는 일반적인 관광안내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알찬 콘텐츠로 가득한 관광 명소다.

1층에는 로컬푸드 매장과 푸드코트가 마련돼 영월에서 생산되는 어수리와 눈개승마 등의 산나물은 물론 곡식과 장류, 꽃차 등을 구매할 수 있다. 2층의 미디어전시관에서는 조선 시대 민화에 등장하는 상상 속 동물이 소재인 ‘꿈의 정원’과 영월 창령사 터에서 발굴한 오백나한상을 소재로 한 ‘마음을 비추는 얼굴’이라는 영상을 상영한다.

영월관광센터에서는 친근하고 다양한 민화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이해열 기자 
어수리나물, 된장, 간장 등 영월의 질 좋은 특산품을 구입할 수 있는 로컬푸드 매장. 사진/ 이해열 기자 

입장권을 끊고 미디어전시관에 들어가면 특화된 영상기법과 아름다운 디지털영상으로 재탄생한 스토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체험 존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민화에 나오는 캐릭터 밑그림을 색칠해 완성한 그림을 스캔해 전송하면 벽면 스크린에 내 그림이 나타난다. 손으로 내 그림을 터치하면 각 캐릭터에 담긴 꿈을 알 수 있다.

사진에 진심을 담은 동강사진박물관
영월군청에 들어서면 국내 최초로 사진마을을 표방한 영월 동강사진박물관의 야외회랑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3개의 전시실과 자료실을 갖춘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공립사진 박물관으로 사진의 변천사와 주제별 다양한 사진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시즌에 맞춘 다양한 사진전이 열리는 야외회랑. 사진/ 이해열 기자 
영월은 2002년부터 매년 동강국제사진제를 연다. 사진/ 이해열 기자 
사진의 원리 및 발명, 사진기의 기원 등에 관한 설명과 사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장. 사진/ 이해열 기자 

소장품으로는 1950~90년대 사이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비롯해 2002년부터 매년 여는 동강국제사진제 수상작, 영월군민의 기증 사진 등 약 1,500여 점의 사진과 130여 점의 클래식 카메라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상설전시실에는 사진의 원리 및 발명, 사진기의 기원 등에 관한 설명과 사진의 역사 연표가 전시되어 있고, 디지털 갤러리 코너를 통해 동강사진상 수상자들의 주요 작품을 컴퓨터로 검색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정갈한 어수리나물밥 한상. 사진/ 이해열 기자 

<맛있는 한 끼>

임금님이 사랑한 어수리나물밥 전문점 ‘박가네’

임금님이 드셨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어수리나물은 당뇨, 노화방지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왕삼이라고도 불린다. 어린 나이에 영월에 유배된 단종이 어수리나물을 먹고 그 향이 정순왕후의 분향과 비슷하다며 그리움을 달래며 즐겨 먹었다고 전해져 온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할 정도로 맛 소문난 영월의 ‘박가네’는 능이버섯, 옻 등을 넣은 토종닭백숙과 오리백숙을 비롯한 향토 음식을 어수리나물밥과 함께 낸다. 어수리나물밥 정식은 가마솥밥에 주요리인 더덕구이와 된장찌개를 비롯해 다양한 나물로 구성된 열두 가지 반찬이 한 상으로 나온다.

문의 033-735-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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