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고흥] 녹동항에는 어선이 많이 있다. 어선이 많은 만큼 생선도 많이 거래되고 있다. 녹동항을 여행하던 중 마주한 반건조 생선 이야기.

고흥군 녹동항 수산시장과 건어물판매장
고흥군 도양읍 녹동항에는 수산물위판장이 있고 수산시장이 있다. 수산시장에는 1층에 활어를 파는 가게와 2층에 회를 먹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수산시장 이웃에 건어물판매장이 있다. 건어물판매장에는 10곳 남짓한 건어물가게가 있다. 주로 연세 많은 할머니들이 앉아 있다.

“멸치는 고흥 멸치가 맛있지. 여기 곱창김도 있고, 다시마랑 미역도 있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돌아서 나왔는데 바로 이웃에 반건조 생선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건어물가게가 있다.

“반건조 생선을 주력 판매합니다.”

3년째 반건조 생선을 판매하고 있다는 삼미건어물 김영대 대표. 냉장고에 한두 마리씩 압축포장된 생선들이 가득 차 있다.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생선 상태는 신선해 보인다. 사람들이 마냥 싱싱한 생선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멸치나 오징어처럼 완전히 건조해서 먹는 생선도 있고,반건조해서 먹으면 더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는 생선도 있다.

“항상 제철 생선을 바로 앞 수산물위판장에서 사다 손질해서 건조시킨 후 압축포장합니다. 내장이랑 비늘,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소금물에 적절히 간을 하지요. 그리고 잠깐 해풍에 말리다가 실내에서 기계로 말립니다. 생선을 말릴 때는 저온 냉풍으로 말리고, 곧바로 비닐로 압축포장을 합니다.”

김 대표는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기계에서 꺼내자마자 포장을한다. 포장한 생선들은 냉장고에서 판매가 되기를 기다린다.

온라인 쇼핑몰도 없지만 단골이 많다
김 대표는 광주 대형쇼핑센터에서 유통 관계 일을 하던 중 처갓집 동네인 녹동항으로 들어왔다. 살아 있는 생선이나 건어물은 경쟁이 치열했다. 그런데 녹동항에 여행온 손님들이 심심찮게 반건조 생선을 찾았다. 생선에 비해 천천히 조리해서 먹어도 되고, 완전히 말린 생선에 비해 신선도가 살아 있는 반건조 생선을 찾더라는 것.

“반건조 생선이 보관하기 쉽고, 먹고 싶을 때 꺼내서 조리해 먹으면 된다는 장점이 있어서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김 대표는 3년째 반건조 생선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도 없이 판매하는데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부부가 힘을 모아 소규모 판매를 하고 있다. 온라인은 ‘네이버쇼핑 - 장모님반건조’에서 판매하는 것이 전부나 다름없다.

그런데 온라인보다 단골손님과 한두 번 사다 먹은 사람들이 소개해서 거래를 시작한 손님이 더 많다. 사계절 반건조 생선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여름에는 서대, 장대(양태), 민어, 장어가 많이 팔린다. 우럭, 농어, 도미, 고등어 등은 사계절 판매하고 있다.

박상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