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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바다와 호수와 산을 마주하는 풍경
바다와 호수와 산을 마주하는 풍경
  • 노규엽 기자
  • 승인 2017.07.0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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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곡마을과 함께 하는 송지호둘레길
해파랑길 47코스의 일부인 송지호둘레길은 오호항에서 시작하면 송지호 해변의 풍광도 눈에 담을 수 있다. 사진 노규엽 기자

[여행스케치=고성] 화진포와 함께 강원도 고성의 대표적 호수인 송지호 일대는 고성의 지리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호수 주변으로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중간지점에는 전통민속마을인 왕곡마을이 있어 기분 좋은 반나절 걷기 코스로 좋다.

안수남 고성군 관광문화체육과 계장은 고성에 대해 “호수, 산,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인공미는 부족하지만 자연 그대로를 느끼기 좋아 힐링을 목적으로 찾으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송지호둘레길은 그런 고성의 매력을 확인하며 걷는 길이다.

오호항부터 걷기 시작하는 것도 좋아
송지호둘레길은 7번 국도와 맞닿은 철새관망타워를 기점으로 송지호와 왕곡마을을 둘러본 후 원점회귀하는 코스이다. 철새관망타워에는 주차장이 갖춰져 있고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할 수 있어 송지호를 둘러보려는 여행자들에게도 좋은 조건이다.

한편으로는 보다 내실 있는 걷기를 위해 오호항에서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해수욕장 개장시기 외에는 무료로 주차장을 운영하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비슷한 편인데 비해, 송지호 해변을 포함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호항에서 시작하는 걷기 길은 해파랑길 47코스와 겹치는 구간이기도 하다. 죽왕면복지회관에서 걷기 시작하면 바로 송지호 해변이 펼쳐지는데, 모래가 고운 백사장과 꾸준히 밀려오는 파도가 아름다운 곳이다. 해변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 죽도라는 섬이 있는데, 파도가 강한 날에는 섬의 좌우를 돌아나온 파도들이 서로 부딪히는 진귀한 광경도 볼 수 있다.

원점회귀 코스인 송지호둘레길 시작점. 선택은 걷는 자의 자유. 오른쪽이 철새관망타워로 향하는 길이다. 사진 노규엽 기자

죽도가 보이는 즈음에서 해변을 벗어나 7번 국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곧 만나는 국도변에는 강원심층수 공장이 랜드마크가 되어준다. 이곳은 동해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를 연구 개발하는 곳으로, ‘천년동안’이라는 생수를 비롯해 해양심층수소금, 김치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해파랑길 코스를 따라 심층수 공장 왼편으로 길을 잇는다. 이내 국도 아래로 지나가는 길목에서 나무데크 산책로를 만난다. 국도를 지나기 전에 만나는 나무데크는 완공을 앞둔 송지호 해변산책로로, 해변을 바라보며 송지호 오토캠핑장까지 길이 이어진다. 길이 완공되면 해변산책로를 따라가도 송지호둘레길 일부 구간만 패스할 뿐 오토캠핑장 부근에서 만날 수 있으니 선택은 걷는 자에게 맡긴다. 반면 송지호둘레길은 그대로 7번 국도 아래를 통과해 만나는 나무데크부터 시작되는 길이다. 

철새의 쉼터 송지호에서 사람도 쉬고 간다
송지호둘레길과의 만남은 해파랑길 코스와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송지호둘레길이 원점회귀 코스인 만큼 해파랑길 코스를 따라가도 무방하지만, 철새관망타워를 종착점으로 삼으려면 관망타워 반대편인 왼쪽으로 길을 잡아 송지호 주변을 걷기 시작한다.

송지호둘레길은 나무데크 길과 마을길 등을 걸으며 왕곡마을로 향해간다. 사진 노규엽 기자

송지호는 겨울철 철새 도래지이지만 평소에도 고니, 원앙 등의 조류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둘레길이 호수와 아주 가깝게 지나가지는 않아 걸으면서 새를 관찰하는 일은 쉽지 않다. 거울처럼 잔잔한 송지호를 감상하며 주변 풍경과 함께 마음이 쉬는 걷기를 하기에 적당하다. 둘레길은 나무데크와 흙길, 그리고 도로가 연이어진다. 호수 옆으로는 옥수수, 벼 등이 자라가는 모습도 보여 지역민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걷는 사이 어느덧 호수가 멀어지며 논이 펼쳐지고 외따로 지어진 신식 양옥들이 눈에 보이면 왕곡마을이 멀지 않은 것이다.

‘옛 것 그대로,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왕곡마을은 관광용으로 만들어진 마을이 아닌, 현재도 토박이들이 대를 이어 살아가는 농촌마을이다. 마을입구의 작은 연못을 지나면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마을. 그러면서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타볼 그네며 하루 묵어가며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민박도 운영하고 있고, 영화 <동주>를 촬영했다는 정미소 건물에는 보란 듯이 간판도 세워져 있다. 무엇보다 낮은 산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차분하고 조용한 농촌마을의 푸근함을 뽐내는 곳이니, 그 분위기에 편승해 여유를 즐기기 좋다.

한가로운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왕곡마을도 잠시 둘러봄을 추천한다. 사진 노규엽 기자

마을 뒤편으로 마을을 지키듯 서있는 두백산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도 있다. 해발 225m로 적당한 높이의 두백산에 오르면 왕곡마을 전경과 공현진항 방면의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하지만 조망을 즐길 곳은 정상뿐이고, 등산로가 잘 정비된 곳은 아니라 운동시간을 늘리고 싶은 게 아니라면 딱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두백산을 오르고 싶다면 마을길 끝에서 마지막 가옥을 끼고 오른쪽으로 가면 등산로 입구를 찾을 수 있다. 등산로는 외길이고 이정표도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적다.

한편, 식사가 필요하다면 왕곡마을에서 해결할 수 있다. 마을회관 앞에 막국수, 산채정식 등을 먹을 수 있는 오봉식당이 있고, 왕곡마을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왕곡마을저잣거리에도 향토식당이 마련되어 있다. 저잣거리에서는 한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준비되어 있다.

두백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왕곡마을과 송지호 방면. 사진 노규엽 기자

Info 왕곡마을
주소 강원 고성군 죽왕면 왕곡마을길 41 (사)왕곡마을보존회
문의 033-631-2120 www.wanggok.kr

철새관망타워에서 호수와 바다를 만끽~
왕곡마을을 둘러봤으면 송지호로 돌아갈 차례. 해파랑길 이정표를 찾아 역방향(파란 해 표식)으로 이동하면 된다. 다시 송지호를 바라보는 풍경이 펼쳐지지만 농촌마을의 모습으로 시선을 식힌 탓인지 오히려 반가운 느낌이다. 길을 걸으며 보는 호수의 마지막 구간이니 아낌없이 눈과 카메라를 움직이자.

둘레길을 따르다보면 다시 7번 국도를 만나고, 이곳부터는 숲길을 따라 길을 잇는다. 국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숲길이지만, 그늘이 있어 산책하기에 좋다. 철새 관찰용 시설과 쉼터 등도 간간히 마련되어 있다. 숲길 옆으로 자동차 소리가 쉼 없이 들리는 이색적인(?) 산책을 이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철새관망타워가 눈앞에 나타난다.

송지호철새관망타워에서 볼 수 있는 송지호 모습. 사진 노규엽 기자

철새관망타워는 간단한 조류 전시와 함께 인근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장소. 2층과 3층이 각각 실내외 조류 전시장이고, 5층이 전망대이다. 전망대에는 무료 망원경도 있어 송지호와 인근 해변을 보다 가깝게 볼 수 있다. 전망대 층에는 카페도 있으니 걷기의 열기를 시원한 음료와 조망으로 마무리해보자.

Info 철새관망타워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ㆍ군인ㆍ어린이 800원
입장시간 오전 9시~오후 5시 20분
주소 강원 고성군 죽왕면 오봉리 24
문의 033-680-3556

Tip 송지호 자전거대여소
철새관망타워 옆에 송지호 자전거대여소가 있다. 화진포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운영되므로, 이곳을 이용하면 송지호둘레길과 왕곡마을을 좀 더 빠르게 둘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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