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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0월호
[코리아스케치] 한민족의 자존심이라는 신비의 약초, 고려인삼
[코리아스케치] 한민족의 자존심이라는 신비의 약초, 고려인삼
  • 여행스케치
  • 승인 2003.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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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진 고려 인삼.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진 고려 인삼.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금산] 1천5백년 전통 속에서 신비의 영약으로 알려진 고려 인삼.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인삼의 최대 집산지인 충청남도 금산의 ‘금산 인삼 축제’를 구경하고 인삼밭과 시장을 체험했다.

금산에 도착할 즈음, 길을 모르는 나도 ‘이곳이 금산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만큼 주변은 축제 분위기였다.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의 애드벌룬에, 이정표 없이도 금산까지 길을 안내해준 청사초롱까지 인삼 축제의 흥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서도 한국의 인삼은 꽤나 유명한 약재여서 그 값이 만만치 않으려니와 좋은 물건을 구하기도 쉽지가 않다.

한국에 와서부터 할아버지와 암으로 고생하시는 고모님을 위해 일본으로 인삼을 보내드리는 내게 인삼 기행은 한국 문화 체험이라는 설레임과 함께 또 다른 사명감마저 갖게 했다. 금산 농악대의 농악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먼저 인삼종합전시관에 들렀다. 인삼 재배 과정을 모형과 비디오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었고, 재배에 필요한 여러 재료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사계절의 뚜렷한 기후, 토양 조건과 강우량을 비롯 독특하고 전통적인 재배방식까지 한국이 품질 좋은 인삼을 재배하는데 적절한 이유를 설명 듣고는 왜 ‘고려인삼’을 세계에서 주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여러 종류의 인삼과 그 성분과 효능, 고려 인삼의 특징도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며, 한국 이외의 세계 다른 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인삼 제품을 비교하여 볼 수 있어 좋았다.    

도우미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인삼 캐기 체험을 하고 있는 관광객.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도우미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인삼 캐기 체험을 하고 있는 관광객.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축제의 일원으로 만들어진 체험코너 중 ‘인삼 캐기 체험여행’에 참가했다. 인삼을 쉽게 파기 위해서 일반 곡괭이보다 앞 코를 길게 만든 인삼채굴용 곡괭이를 받아들자 혹여 오랜 시간 정성들여 키운 인삼을 상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려움이 앞섰다.

“일단 힘 있게 땅속 깊이까지 곡괭이질을 서너 번 하고, 인삼 줄기를 잡고 살살 인삼을 빼내면 됩니다.” 도우미 아저씨의 말씀대로 해보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쑥쑥 잘 캐는데…. 인삼도 내가 외국인인 것을 알았을까.

‘인삼 캐기 체험장’ 바로 옆에서는 ‘인삼 요리 만들어 먹기’ 행사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인삼전, 인삼 생즙, 인삼 튀김 등을 참가자가 직접 만들어서 시식해 볼 수 있는 코너인데 나도 인삼전과 인삼 생즙에 도전해 보았다. 인삼전은 인삼을 얇게 편으로 썰어 밀가루와 계란을 입혀 기름에 살짝 지져내는 것이다. ‘밤고구마 맛’이라는 주위 사람들의 부추김에 크게 한 입을 베어 물고는 깜짝 놀랐다. 그 쓴맛이라니.

사실 그동안 나는 인삼은 물론, 인삼 맛이 나는 사탕조차도 먹어본 적이 없다. 그런 내게 처음 경험한 인삼의 쓴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맛있다고 먹는 것을 보니 한국 사람들은 이미 인삼의 쌉싸름한 맛에 익숙해 있나보다.  

인삼 생즙은 인삼과 우유, 꿀을 넣고 갈아 마시는 건강 음료이다. 꿀과 우유가 들어가서 안심하고 마셨지만 역시나 인삼의 독특한 향과 쓴맛은 감춰지지 않았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마음으로 한 컵을 다 마시고 나니 왠지 힘이 솟는 느낌도 들었다.

금산읍내에는 상설 약재시장이 있어 언제나 인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금산읍내에는 상설 약재시장이 있어 언제나 인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점심 메뉴를 정하려고 축제장을 돌아보니 와! 탄성이 나왔다. 인삼 닭갈비나 인삼 갈비탕 같이 익숙한 요리부터 인삼순대, 인삼 두부, 인삼 탕수육, 인삼 홍어회 무침, 인삼 다슬기 국밥, 인삼 해물 수제비 등등 인삼을 넣어서 못하는 요리가 없는 듯 하다. 우리는 인삼 튀김과 인삼 어죽을 택했다. 인삼 튀김은 일본 요리 중에 단호박 튀김과 비슷해 달고 고소한 맛이 났다.

물론 인삼의 삽싸름한 맛이 우러나오기는 했지만 정말 맛있었다. 매콤한 어죽에 큼직한 인삼이 들어있는 인삼 어죽도 처음 먹어보는 요리인데 오늘 맛본 인삼 요리 중에 백미였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유통의 중심지인 인삼약초 도매시장이다. 재배 연수가 다른 여러 종류의 인삼과 양갱이나 사탕, 젤리, 유과와 같은 간식거리부터 차나 술, 꿀을 비롯 인삼정, 편, 분말, 청, 전과 같은 약재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믹서기에 간 인삼과 우유를 섞은 인삼 주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믹서기에 간 인삼과 우유를 섞은 인삼 주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식용유에 튀긴 것으로 맛이 고소한 인삼 튀김.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식용유에 튀긴 것으로 맛이 고소한 인삼 튀김.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인삼전은 기름에 튀긴 밤고구마 맛과 흡사하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인삼전은 기름에 튀긴 밤고구마 맛과 흡사하다.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인삼을 꿀에 찍어서 매일 복용하였더니 피부가 고와졌다는 친구의 말이 이제야 수긍이 간다. 다른 작물과는 달리 4년 이상을 키워야 그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고려 인삼. 더구나 인삼 한 뿌리에 땅의 정기가 모두 흡수되어 한번 인삼이 재배된 땅에서는 수년간 어떤 작물도 재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인삼이 왜 그렇게 귀한 약초인지 알 것 같다.

선물받은 홍삼 사탕은 일본에 계신 할아버지께 보내드려야겠다. 할아버지가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금산인삼축제 4년 연속 전국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 축제. ‘신비의 건강여행’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매년 8월~9월경에 금산읍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인삼이 자라고 있는 인삼밭 풍경.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인삼이 자라고 있는 인삼밭 풍경. 2003년 10월. 사진 / 박상대 기자

고려인삼의 종주지로서 인삼의 풍년과 고려 인삼의 발전을 산신령께 기원하는 전통민속행사로 1981년부터 시작되었다. 진악산 산신제, 개삼제 등 금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인삼 캐기, 인삼병 만들기, 약초 썰기 등 다양한 체험의 장도 마련되어 있다. 눈, 귀, 맛, 향기 등 온몸으로 만족하는 오감체험 축제이다.

인삼으로만든 여러가지 제품 인삼 주스 - 믹서기에 간 인삼과 우유를 섞은 주스. 인삼 튀김 - 식용유에 튀긴 것으로 맛이 고소하다. 홍삼즙 - 홍삼을 달여서 즙을 냈다. 인삼전 - 기름에 튀긴 밤고구마 맛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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