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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여행길 쉼터] 푸른 강가에서 갈 길을 잃었다나? 금강 휴게소
[여행길 쉼터] 푸른 강가에서 갈 길을 잃었다나? 금강 휴게소
  • 김진용 기자
  • 승인 2005.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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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금강 휴게소 전경.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금강 휴게소 전경.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여행스케치=충북] 금강 휴게소와 추풍령 휴게소 2곳은 국내 최초의 휴게소다. 지난 70년 ‘토목 공사의 신화’ 경부 고속국도 428km가 개통된 직후 생겼다. 금강 휴게소는 서울 기점 177km, 추풍령 휴게소는 212km 지점이다. 궁금증 하나. 경부 고속국도 중간쯤에 겨우 20분 남짓한 거리로 최초의 휴게소 두 군데가 중복된 것이 이상했다.

1/3 지점과 2/3 지점에 한 군데씩 세우든지, 아니면 중간쯤에 큰 규모로 하나를 짓는 게 상식 아닌가. 그 실마리를 찾고자 금강 휴게소장과 머리를 맞댔다. ‘운행 시간 2시간에 휴게소 한 번’이라는 규정이 채 갖춰지기도 전인 지난 70년. 한국도로공사는 경부 고속국도 중간쯤에 추풍령 휴게소를 세운다.

막 경부 고속국도를 완공한 현대 정주영 회장 역시 화물차의 휴식처를 중간쯤에 따로 마련해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해서 풍광 좋은 금강 유원지 주변 땅을 사들인 정 회장이 현대 화물차 기사용 휴게소를 세웠다. 곧이어 통행량이 급격히 늘면서 일반인에게까지 개방해 금강 휴게소로 커져버린 것이다.

경부고속국도 순직자 위령탑이 서 있다. 70년 7월 7일 개통한 경부선은 2년 5개월 동안 연인원 8백90만 명이 동원됐고 77명이 순직했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경부고속국도 순직자 위령탑이 서 있다. 70년 7월 7일 개통한 경부선은 2년 5개월 동안 연인원 8백90만 명이 동원됐고 77명이 순직했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북유럽의 강변 노천 카페 같은 분위기. 여름이면 식당 내부 통유리창이 올라가 목재 난간과 통하게 된다. 휴게소는 환경친화적으로 지어놨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북유럽의 강변 노천 카페 같은 분위기. 여름이면 식당 내부 통유리창이 올라가 목재 난간과 통하게 된다. 휴게소는 환경친화적으로 지어놨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화장실 입구 쪽. 아름다운 휴게소 화장실 대상을 받았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화장실 입구 쪽. 아름다운 휴게소 화장실 대상을 받았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최초의 휴게소 두 군데가 이웃처럼 들어선 것은 이런 사연이었지 싶다. 지금은 2003년 12월 완전히 새단장되면서 운영권자도 바뀌었다. 금강 휴게소는 직원들은 두 가지 재미가 쏠쏠하단다. 첫째가 ‘우산 피라미잡이.’ 휴게소 바로 아래에 소규모 수력발전과 교통 차로를 겸한 둑이 가로놓여 있다.

강이 불어 둑을 넘치면, 물줄기가 둑의 경사진 부분으로 완만한 폭포처럼 떨어지게 된다. 그 곳에 ‘도리뱅뱅이’라 불리는 피라미 떼가 물 위로 튀어 오른다. 이때 둑에 솟은 징검다리 위에서 우산을 펴 뒤집어 들고 피라미 떼를 건져 올리는 것이다.

2층 전문식당 '실크로드'.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2층 전문식당 '실크로드'.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식당 내부. 금강 휴게소에는 올갱이국이 유명하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식당 내부. 금강 휴게소에는 올갱이국이 유명하다. 2005년 4월. 사진 / 김진용 기자

도리뱅뱅이를 팬에 늘어놓고 양념장을 얹어 튀겨내면 바삭바삭한 일품 별미가 된다. 휴게소 2층 전문 식당에서 직접 맛볼 수도 있다. 두 번째는 고속도로 밑 지하도를 통해 휴게소 건너편 조령 1리 마을을 찾는 재미다. 민물 매운탕집이 많은 이 마을에서 기사들과 어울려 회포를 푼다고. 조령 마을과 금강 휴게소는 서로 돕는 이웃이다.

고속국도 휴게소의 왕(王)은 승객 수십 명을 ‘거느린’ 버스 기사다. 휴게소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에는 딴 휴게소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휴게소 직원이 알아서 주차시켜 주고 기름 채워 준다. 버스 기사가 느긋하게 식사하는 사이 버스는 이미 스탠바이. 호텔이 따로 없다. 문득 금강 휴게소 기사 식당 내부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영업 비밀이란다.

금강휴게소는 상·하행 휴게소가 통합돼 4방향 진입로가 모두 나 있다. 또 휴게소에서 국도로 빠져나가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다. 되돌아 가거나 국도로 나갈 때는 통행료 계산을 위해 간이 나들목에서 직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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