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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7월호
강진읍내 테마거리 상가 르네상스를 꿈꾸다
강진읍내 테마거리 상가 르네상스를 꿈꾸다
  • 박상대 기자
  • 승인 2021.04.1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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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상대 기자
중앙통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설치된 조형물. 테마거리마다 각기 다른 조형물이 서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여행스케치=강진] 관광의 고장 강진읍내가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한정식의 메카답게 오감통을 조성하여 다양한 맛집거리와 시장통을 만들었던 강진이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중이다. 극장통길과 중앙통길, 도깨비시장길, 미나리방죽길, 보부상길이 그것이다. 

유홍준 교수가 ‘남도답사일번지’라고 소문을 낸 이후 20년 넘게 강진은 무수히 많은 여행자들의 답사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강진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소재가 많은 고장이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와서 처음 기거했던 주막집과 사의재, 그리고 유배생활 중 수많은 저작물을 집필한 다산초당, 한국 순수문학의 선두주자로 유명한 영랑 김윤식 생가가 여행객을 부르고 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극장통길은 강진경찰서 앞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중앙통길과 만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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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시인 생가 뒤쪽 언덕에 있는 세계모란공원.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진 / 박상대 기자
한국 시문학의 선구자 영랑 김영랑 시인의 생가. 사진 / 박상대 기자

역사ㆍ문화ㆍ먹을거리가 풍부한 고장
강진에는 먹을거리가 풍부해서 오래 전부터 한정식집이 유명했다. 지금도 읍내에만 한정식집이 여러 집 있다. 강진을 여행한 사람들은 풍부한 먹거리를 이야기하면서 다시 입맛을 다신다. 전통한정식이 90년대까지 강진의 맛을 이끌었다면 2010년대에는 오감통 맛집거리에서 새로운 감편 음식들이 손님들을 맞이했다. 
현재 진행형인 테마거리도 오감통과 이어진다. 강진읍내 거리는 다른 시군 소재지들과 달리 바둑판 모양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뚫린 큰 도로 영랑로와 동서로 뚫린 탐진로, 연지로, 중앙로, 그리고 영랑길들이 비교적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테마거리는 청춘극장통길과 중앙통길, 도깨비시장길, 미나리방죽길, 보부상길 등 다섯 개로 나뉘어 있다. 청춘극장통길은 강진경찰서 앞에서 남쪽으로 크게 두 블록을 내려가는 거리를 말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테마거리마다 간판 디자인과 서체를 달리 해서 구별되게 했다. 사진 / 박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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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통길의 가로등은 다른 거리와 디자인이 다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진 / 박상대 기자​
청춘극장통길은 과거 강진극장이 있던 거리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진 / 박상대 기자​

테마거리로 상권을 되살리다
강진경찰서 앞에서 극장통길에 들어서면 여행객을 맞이하는 작은 벽화가 있다. 강진읍5대 특화거리안내도다. 그 옆에 파랑새 한 쌍이 날고 있다. 

“먼 옛날 파랑새 한 쌍이 강진읍내에 날아들었다. 파랑새는 원래 군동면 굴레바위에 살면서 부와 행운,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한 욕심 많은 여인 때문에 굴레바위는 깨지고, 파랑새 한 쌍은 하늘 높이 날아갔다... 이제 파랑새 한 쌍이 강진읍내로 날아왔고, 사람들 눈을 피해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파랑새를 발견한 사람은 모두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벽화는 강진읍내를 구경하면서 그 파랑새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극장통길은 60~70년대 추억과 낭만의 거리를 재현한 길이다. 지금은 삼양볼링장으로 바뀐 이곳에 강진극장이 있었다. 군내 인구 10만에 이르던 시절 이 거리는 젊은이들의 거리였다.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커피나 맥주를 마시던 곳, 청춘남녀가 데이트를 즐기던 거리다. 지금은 옛 영화를 누릴 수는 없다. 그 시절을 꿈꾸는 것도 부질없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거리는 옛스러움을 찾아 많은 장치들을 해놓았다. 벽면에다 아주 친근감 넘치는 조형물을 만들어 부착해 놓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버지와 딸, 유모차를 밀고 가는 아기 엄마, 데이트하는 젊은 남녀, 그리고 꽃을 든 소녀까지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볼링장 앞에는 추억의 흑백 사진들이 걸려 있다. 중장년 어른들은 극장 앞에 몰려든 수많은 군중 속에서 알 만한 얼굴을 발견할 수도 있다. 혹은 젊은 날에 가슴 속에 새겨 놓았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극장통길에는 막걸리집이 있고, 커피집도 있다. 찐빵을 파는 집과 짜장면을 파는 집도 있다. 70~80년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 집들이 새로운 간판을 달고 자리를 잡은 것이다. 중장년층이 즐겨 찾았던 모란다방 자리에는 카페베네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어른들은 “모란다방에서 보자”고 약속하며, 찾아온다. 

사진 / 박상대 기자
마을상권관리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삼백예순날'에서 판매중인 특산품들. 사진 / 박상대 기자

특산품판매장 삼백예순날과 강진책빵
이 거리에 삼백예순날이란 간판을 달고 마을상권관리 협동조합이 있다. 당초에는 강진지역 특산품인 막걸리, 청자, 동백기름 등을 판매할 용도였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잠시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문은 늘 열려 있다. 조합의 김원형 총무는 “코로나 때문에 주춤거리지만 곧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바로 앞에 있는 막걸리집은 오후 늦게 문을 열어서 새벽까지 영업을 하는데 젊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말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극장통길에 있는 '강진빵집' 김혜영 대표. 사진 / 박상대 기자

극장통길에서 이즈음 여행객의 눈길을 끄는 가게가 하나 있다. ‘강진책빵’이다. 얼핏 보기에 ‘강진에 있는 서점’을 강진사투리로 표기한 듯 착각하게 한다. 유리창 속에 있는 것들도 고서적처럼 생겼다.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섰더니 책방이 아니다.

“많은 손님들이 서점인 줄 알았다고 하세요. 빵집이고요. 음료수나 차를 팔아요.”

강진 토박이인 김혜영 대표는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들 간식을 해주기 위해 광주나 목포로 이런저런 음식을 만드는 기술을 배우러 다녔다. 그러던 중 강진에서 재배하고 생산하는 농작물로 빵이나 간식을 만들었는데 빵을 먹어본 사람들이 팔아도 괜찮겠다고 하여 빵집을 시작했다. 기왕이면 강진에 가장 어울리는 향토색 짙은 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빵에 글씨를 새겨 넣었다.

 ‘목민심서(귀리맛), 경세유포(코코아맛), 흠흠신서(귀리맛), 강진책방(녹차맛)’각각 한 글자씩 새겨 넣은 것. 손님들이 먹기 아깝다고 하면서 한 입씩 베어 먹는다고 한다. 여행객들은 강진 특산품 중 하나라면서 선물용으로 사 간다고 한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극장통길 골목길 벽면에 설치된 조형물. ​사진 / 박상대 기자​
​사진 / 박상대 기자​
옛 강진극장 자리에는 삼양볼링장이 성업중이다.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사진 / 박상대 기자​

강진의 중추동맥 중앙통과 오감통길
중앙통길은 강진버스터미널 위쪽 로터리에서 동쪽으로 뻗어난 중앙로를 말한다. 서강진에서 동순천까지 오랜 세월 강진의 중추 동맥 역할을 해온 길이다. 시작지점에 커다란 관광안내판이 벽면에 걸려 있다. 중앙통길이 시작된다는 안내 조형물이 여행객을 반긴다. 두 블록을 가면 극장통길을 만나고, 동쪽으로 한 블록을 더 가면 사의재에서 내려오는 동문길이나 동성로와 만난다.  

중앙통길은 극장통길과 다르게 디자인한 간판을 달고 있다. 테마거리마다 간판의 서체나 디자인이 다르다. 중앙통길은 시작과 끝지점에 닮은 조형물이 서 있고, 가로등도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서 있다. 그리 넓지 않은 도시이지만 거리마다 개성을 주고 재미를 유발하기 위함이다.

동문길에서 오감통까지 이어진 길이 현재 새단장 중인 보부상길이다. 보부상길은 근대화 직전까지 전남 일대 보부상들이 오일장마다 모여들던 거리다. 보부상길은 오감통으로 재정비된 거리와 만나는데 각종 수산물을 판매하는 수산시장과 온갖 과일, 야채,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종합시장, 음식점이 들어선 먹거리장터가 있다. 

오감통 먹거리 장터에는 다양한 맛집이 있다. 사진은 '대통령 밥상'. 사진 / 박상대 기자
오감통 먹거리 장터에는 다양한 맛집이 있다. 사진은 '대통령 밥상'. 사진 / 박상대 기자

강진만이라 부르는 탐진강 하류 갯벌과 바다가 강진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고 한다. 낙지, 개불, 바지락 등 수산물이 유별나게 맛있다고 근동 사람들은 말한다. 강진 들녘에서 수확한 각종 채소도 대부분 친환경 유기농 농작물이라고 한다.

이곳 종합시장은 5일시장(4, 9일)에 더욱 생기가 돈다. 바닷가 어민들이나 농사를 짓는 농부 아낙네들이 들고 나온 특산품을 판매한다. 여행객은 값싸고 싱싱한 농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이른 아침에 찾으면 더 싱싱한 물건을 마주할 수 있다. 

창의적인 관광상품 개발과 특별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강진의 다섯 테마거리가 강진읍내 상권의 르네상스를 불러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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