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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캠핑카 여행] DMZ가 만들어 낸 비밀의 정원, 철원의 재발견
[캠핑카 여행] DMZ가 만들어 낸 비밀의 정원, 철원의 재발견
  • 표영도 여행작가
  • 승인 2022.06.10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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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도가 놓여져 인기를 끌고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잔도가 놓여져 인기를 끌고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여행스케치= 철원]‘큰 여울의 강’이라는 뜻을 가진 한탄강, 화산 폭발이 만들어낸 기암괴석과 주상절리, 자연동굴, 현무암 계곡을따라 흘러내리는 크고 작은 폭포까지 걷는 길마다 숨겨져 있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DMZ로 인해 70여 년 동안 봉인되었던 자연, 생태계의 비밀정원이 곧 공개된다.

DMZ 생태평화공원 용양보 트레킹 코스에서 만난 금강산 전차의 흔적들.
DMZ 생태평화공원 용양보 트레킹 코스에서 만난 금강산 전차의 흔적들.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한탄강, 주상절리의 비경을 거니는 느림보 여행

철원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DMZ의 정중앙으로, 민간인 통제 구역이 많아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장소이다. 남자라면 군대와 연관되는 젊은 날의 추억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철원은 고석정, 백마고지, 제2땅굴 등 안보 관광지 외에도 두루미, 독수리, 철새들의 겨울 쉼터이자 한탄강과 자연이 만들어낸 살아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여행의 아지트는 한탄강변에 위치한 철원 가산농원캠핑장이다. 텐트 캠핑에 최적화된 120여 개의 사이트로 구성된 대규모 관광농원이자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캠핑장이다. 글램핑과 정박형 카라반까지 마련되어 있으며 텐트 캠핑에 적합한 캠핑 A~D 사이트와 조금 더 프라이빗한 G~I 사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대형 캠핑카나 600급을 넘어가는 카라반은 급회전 시 주의해야 하고, 사이트 내에서 방향을 잡기가 수월하진 않지만 무버를 이용한다면 오케이. 철원의 주요 관광지까지 3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농촌체험장 및 다양한 체험학습과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DMZ 생태평화공원의 출발지 방문자센터.
DMZ 생태평화공원의 출발지 방문자센터.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DMZ 생태평화공원 트레킹

철원 여행은 동송읍을 기준으로 좌측에서 시작하거나 갈말읍, 김화읍을 중심으로 우측에서 출발할 수 있다. 이번 여행의 첫 코스는 김화읍을 중심으로 하는 DMZ 내의 숨겨진 비밀의 숲을 걸어보는 ‘DMZ생태평화공원’ 탐방이다.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만 열리는 ‘DMZ 생태평화공원’ 탐방을 위해서는 ‘DMZ 생태평화공원 방문자센터’에서 간단한 출입 절차를 거치고 인솔자의 차량에 탑승한 후 여행을 이어나갈 수 있다. 제한된 인원만 인솔자와 동반하게 되므로 사전 예약 및 출발 30분 전 신청 등 미리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민통선을 넘어서 남방한계선 철책 바로 옆에서 시작하는 용양보탐방로 코스는 남북 분단으로 인해 지뢰가 매설되어 있던 구간으로 철원 7경에 들 만큼 아름다운 습지 주변 산책로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덕분에 2,700여 종의 온갖 동식물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철원의 옛모습.
철원의 옛모습.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아직도 지뢰 표지판이 남아 있는 만큼 탐방 코스 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총 9km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평지다. 금강산으로 가던 전철 선로와 잔해 일부가 그대로 남겨져 있다. 십자탑 탐방로는 약 3시간 코스의 산길 구간이며 십자탑 전망 테크에서 바라보는 DMZ와 북측의 풍경은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월정리, 노동당사, 제2땅굴, 백마고지 등의 관광 코스와는 차별화된 ‘생태 + DMZ의 아름다움 + 남북한의 철책과 진지’를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는 코스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위기감이 감도는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걷는 길에는 온갖 이름 모를 야생화와 동물이 뛰어다니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모습이 비현실적이란 생각마저 들게 한다. 김화읍에는 쉬리생태공원과 캠핑장이 있으므로 이곳을 머물 장소로 정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고 두루웰숲속문화촌과 철원평화마을 서울캠핑장도 추천해 본다.

고석정 옆에 조성된 고석정 꽃밭의 풍경.
고석정 옆에 조성된 고석정 꽃밭의 풍경.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새로운 관광명소,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고석정 꽃밭

자연이 만들어낸 한탄강변 주상절리는 수십 미터 낭떠러지로 만들어져 래프팅으로 한탄강을 내려가지 않는 이상 그 절경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철원군에서는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에 총연장 3.6km의 탐방로와 잔교, 전망대를 만들어 한탄강 계곡 사이를 걷는 색다른 경험을 준비해왔다. 갈말읍 군탄리 산 174-3번지 드르니주차장이나 순담주차장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고, 절벽 사이로 순담계곡과 한탄강, 주상절리, 폭포를 둘러보는 이색적인 코스를 만날 수 있다. 승일교를 지나 고석정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다양한 수종의 꽃들이 핀 넓은 꽃밭이 조성되었다. 고석정은 철원을 대표하는 관광 코스이며 각종 드라마의 배경으로 익숙한 곳이다. 자연이 아름다운 한탄강과 고석정을 배경으로 추억 사진을 남겼다면 은하수교, 물윗길, 직탕폭포, 태봉대교 번지점프장을 들렀다가 동송읍 전통 시장을 둘러보아도 좋을 듯하다.

승일교 아래로 래프팅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
승일교 아래로 래프팅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소이산 정상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낯선 공간에서의 새로운 감동! 소이산 정상

노동당사와 마주한 건너편 소이산 아래에는 현재 근대문화거리테마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근대 건물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촬영 세트장도 마련되어 있고 소이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노레일도 개장 준비가 한창이다. 1.8km로 조성된 모노레일을 타면 나지막한 소이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아찔한 경사로를 따라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상 부근 정류장에 도착하게 된다. 모노레일 정거장에서 10여 분을 걸어 올라가면 예전 군부대의 관측소로 사용하던 건물과 헬기장을 만나게 되는데, 지금껏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풍경을 보아 왔지만 소이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철원평야와 DMZ로 이어지는 들판은 감동 그 자체였다.

소이산 정상 모노레일 정거장.
소이산 정상 모노레일 정거장.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INFO 한탄강 주상절리길

이용시간 오전 9시~ 오후 6시

이용요금 성인 10,000원(철원사랑상품권 5,000원 교환지급)

문의 드르니 매표소 0507-1374-9825 / 순담 매표소 0507-1431-2225

철원 추천 맛집

오픈더문

노동당사에서 5분 거리의 ‘오픈더문’은 소이산을 바라보는 뷰 맛집이다. 개방감 있는 주황색 건물의 통창과 앞마당에서 만나는 풍경이 멋스러워 철원 포토스폿 일번지로 자리 잡았다. 브런치, 파스타, 피자, 김치볶음밥, 돈까스 등이 맛은 물론 가성비 갑을 자랑한다. 

주소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63

남대천 황가네매운탕

철원은 한탄강을 끼고 있는 만큼 손맛을 자랑하는 민물 매운탕 식당이 곳곳에 있다. 그중 ‘남대천 황가네매운탕’은 담백하고 구수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밥맛 좋기로 소문난 철원오대쌀은 물론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다. 쏘가리, 메기, 빠가사리, 잡고기 매운탕과 닭볶음탕을 차려낸다.

주소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군탄리 953-6


가산농원캠핑장에서 만난 조성현 캠장지기와함께 단골 캠퍼 이학균 씨 부부.
가산농원캠핑장에서 만난 조성현 캠장지기와함께 단골 캠퍼 이학균 씨 부부.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Interview.1>

캠핑장에서 만난 이학균 씨 부부

가산농원캠핑장에서 만난 조성현 캠장지기와 함께 단골 캠퍼 이학균 씨 부부와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학균 씨 부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3박 4일 일정으로 이곳을 찾는다. 최근 늘어난 캠핑. 차박하는 사람들이 캠핑장 내에서도 에티켓을 잘 지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들려주었다. 캠핑장을 운영한 지 9년 차인 조성현 대표는 가산농원캠핑장의 장점은 넓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사이트, 글램핑, 정박형 카라반 등 한탄강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꼽는다. 친환경 캠핑장을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고.

 

철원군 관광기획개발실 문성명 실장.
철원군 관광기획개발실 문성명 실장. 사진/ 표영도 여행작가

<Interview. 2>

철원군은 작년 11월에 개방해 4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가 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시작으로 그동안의 안보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빼어난 자연과 DMZ를 활용한 평화생태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신생대의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지질과 지형, 후삼국 시대 궁예로 이어지는 역사, 분단의 역사를 비롯한 세계적인 두루미 서식지는 철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여행 스토리가 될 것입니다. 최근 문을 연 DMZ 생태평화공원과 문화역사 테마공원, 소이산 모노레일 또한 멋진 관광자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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