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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5월호
안동에서 만나는 사랑의 명소
안동에서 만나는 사랑의 명소
  • 권선근 여행작가
  • 승인 2022.06.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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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 풍경.
월영교 풍경.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안동]역사와 미래가 함께하는 감성충전 고장 안동. 안동시는 코로나19 이후 안전하게 힐링할 수 있는 맞춤형 명품관광지 20곳을 5개 테마로 나누어 마련했다. 저마다의 테마가 잘 어우러진 여행지 중 가장 핫 스폿으로 알려진 ‘러브·love(연인)’코스로 나서 본다.

댐 명소화 사업을 통해 시민에게 개방한 안동댐.
댐 명소화 사업을 통해 시민에게 개방한 안동댐.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맞춤형 명품관광지 테마 5선

낙동강이 흐르는 안동은 유교와 선비 문화의 본향이다. 곳곳에 자리한 유서 깊은 한옥과 유학의 중심을 느낄 수 있는 문화재가 유독 눈길을 끄는 호반 도시다. 작년에 KTX가 개통된 후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고장이 되었다. 이에 발맞춰 안동시에서 만든 ‘맞춤형 명품관광지’는 힐링·healing(가족), 러브·love(연인), 헬스·health(건강), 펀·fun(놀이), 필·feel(인문)을 테마로 한 5곳이다. 이 중 러브 테마는 연인 또는 우정을 나누는 관광객의 기호에 맞춰 스토리와 추억을 만들고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월영교.
아름다운 부부의 사랑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월영교.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안동댐 부근의 낙강물길공원을 시작으로 월영교, 만휴정과 고산정을 대표적인 코스로 손꼽는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백두대간의 거친 산세 때문에 협곡을 따라 곡류하다가 평지인 안동에 이르러 잠시 숨을 고르며 반변천을 비롯한 여러 지류와 합류한다. 낙동강이 반변천과 만나는 안동은 예로부터 ‘두 물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으로 영가(永嘉)라 불렀다. 아름다운 두 물이 한 물이 된 낙동강은 거대한 물그릇에 잠시 머무는데, 안동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안동호다. 안동댐은 더 가깝고 친근한 댐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댐 정상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등 문턱을 낮추고 있다.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안동시와 협력, ‘댐 명소화 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의 정원과 비슷한 풍경의 ‘낙강물길공원’은 한국의 지베르니라 불린다.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의 정원과 비슷한 풍경의 ‘낙강물길공원’은 한국의 지베르니라 불린다.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자연이 만드는 포토 스폿, 낙강물길공원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 왼쪽에 위치한 낙강물길공원은 예전의 폭포공원에 연못과 메타세쿼이아 숲, 분수, 산책로 등을 추가로 조성한 공원이다. 퇴계 이황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꾸민 곳인데 언뜻 클로드 모네의 그림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모네가 여생의 절반을 보낸 지베르니의 정원과 흡사해 마치 명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 ‘한국의 지베르니’로도 불린다. 수련이 가득한 연못은 무지개다리에서 슬쩍 꺾여 좁은 습지로 이어지다가 낙강물길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인 얕은 징검다리 저편으로 다시 펼쳐진다.

낙강물길공원은 예전의 폭포공원에 연못과 메타세쿼이아 숲, 분수, 산책로 등을 추가로 조성한 공원이다.
낙강물길공원은 예전의 폭포공원에 연못과 메타세쿼이아 숲, 분수, 산책로 등을 추가로 조성한 공원이다.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연못가에는 전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서 있어 산책길이 싱그럽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안동루에서는 안동댐이 지척으로 보이고, 저 멀리 월영교와 시내로 흐르는 낙동강 물길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안동 사람들은 안동호까지 오는 물길을 낙강이라 하고, 안동 시내에서 동강인 반변천이 합류된 이후부터는 낙동강이라 부르기 때문에 이름 붙인 낙강물길공원을 ‘비밀의 숲’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사랑한다.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알려진 월영교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알려진 월영교.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애틋한 사랑이 지나는 야경 명소 월영교

낙강물길공원에서 안동댐 하류로 내려오면 폭 3.6m, 길이 387m의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로 알려진 월영교를 만날 수 있다. ‘달빛을 비추는 다리’라는 월영교는 수몰되기 전 ‘달골’이라 부른 안동댐 유역의 지명을 따서 이름 붙였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신록,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이라 계절마다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새벽녘 월영교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밤에는 조명을 비춰 야경도 환상적이다. 다리 중간에 월영정이 있어 기둥 사이로 바라보는 풍경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아름답다. 해질 무렵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와 노을빛, 월영교의 야경과 호수의 반영은 무척 매력적이다.

월영교에는 오래 전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 부부의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1998년 택지개발로 주인 없는 무덤을 이장하던 중,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애틋한 마음을 적은 아내의 편지가 발견되었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서민이 신던 짚신보다 조금 나은 신)를 지은 아내, 원이 엄마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두 부부의 애절한 사랑을 기억하기 위해 미투리 모양을 담아 다리를 지었다고 한다.

만휴정은 호젓한 산길을 즐길 수 있는 단아한 누각이다.
만휴정은 호젓한 산길을 즐길 수 있는 단아한 누각이다.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합시다, 러브!” 만휴정 앞 외나무 다리에서의 사랑 고백

안동 하면 으레 하회마을을 떠올린다. 하지만 전 국민적 인기를 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방영된 후 드라마 촬영지가 명성을 얻으며 안동 여행이 더욱 다채로워졌다. 조선에서 벗어나 미 해군이 돼 돌아온 어린 노비 ‘유진’(이병헌 분)과 의병 활동에 목숨 건 조선 최고 명문가의 애기씨 ‘애신’(김태리 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독립운동, 사랑 이야기를 맛깔나게 버무린 작품, <미스터 션샤인>. 인상 깊은 여러 장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히는 것은 만휴정에서의 두 사람의 만남이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작은 마을 산속 계곡 옆에 있는 만휴정은 드라마에서 주인공 남녀의 감정선이 오가고, 어린 노비 유진의 성장에 큰 영향을 준 곳으로 그려지며 드라마 최고의 촬영지로 이름을 알렸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만휴정 외나무다리는 여전히 수많은 선남선녀가 ‘인생 샷’을 찍는 곳이다. Ⓒ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만휴정 외나무다리는 여전히 수많은 선남선녀가 ‘인생 샷’을 찍는 곳이다. Ⓒ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수많은 선남선녀가 만휴정 외나무다리를 찾아 ‘인생 샷’을 찍는다. 안동 시내에서 만휴정까지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마을 초입에 만휴정 500m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여기부터는 차를 두고 걸어야 한다. 길 옆으로 난 개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마을길이 끝나는 곳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면 경사진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폭포 위 단아한 누각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바로 만휴정이다. 조선 시대 연산군 때 대사성, 대사간, 홍문관 부제학 등 관직을 역임한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곳이다. 정자 툇마루에 앉아 정자 앞 평평한 돌 반석 위를 흐르는 옥수를 바라보며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고산정은 조선 시대 정자의 단정한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퇴계 선생이 자주 찾던 곳이다.
고산정은 조선 시대 정자의 단정한 모습을 간직한 곳으로 퇴계 선생이 자주 찾던 곳이다.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퇴계가 사랑한 고산정

안동팔경의 하나인 아름다운 가송협의 절벽과 병풍처럼 늘어선 산 아래에 그림처럼 서 있는 작은 정자가 고산정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기와집으로, 주위의 빼어난 경관과 잘 어울리게 조성한 조선 시대 정자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건물도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계자난간으로 둘러싸인 복도에 올라 주변 경치를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다. 고산정은 세워질 때부터 수려한 경치를 뽐내던 곳으로 퇴계 선생이 동료 문인들과 자주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유진과 애신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장면을 찍은 곳으로 빼어난 경치를 보여주었다.


안동 도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사진/ 권선근 여행작가

러브 테마 외의 안동 맞춤형 명품관광지

힐링 테마 가족단위 여행객이 숙박하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곳으로 계명산·안동호반자연휴양림, 단호샌드파크, 군자마을로 이어진다.

헬스 테마 고단했던 마음을 치유하고 고즈넉한 풍경을 둘러볼 수 있는 선비순례길, 호반나들이길, 병산·하회마을길이 속해 있다.

펀 테마 즐거움을 선사하는 놀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유교랜드(놀팍)와 음악분수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필 테마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인 임청각, 이육사문학관, 권정생 어린이문학관, 도산서원과 소천 음악관 등 역사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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