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봄 여행주간] 양양 신구 여행! "일출 명소 vs 서핑 스팟"
[봄 여행주간] 양양 신구 여행! "일출 명소 vs 서핑 스팟"
  • 김샛별 기자
  • 승인 2018.05.04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박 2일 양양 모녀 여행기
서핑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한 죽도해변. 사진 / 여행스케치 DB

[여행스케치=양양] 좋아하는 것은 달라도 여행지는 하나로 겹쳐진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바닷바람을 쐬고 싶은 엄마와 물놀이 좋아하는 딸이 도전해보고 싶은 서핑을 모두 할 수 있는 양양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양양까지는 약 1시간 30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에 여행지로 떠나는 마음은 가볍기만 하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양양의 새로운 여행 키워드가 서핑이라는 이야기에 ‘잘 탈 수 있을까’ 걱정이 시작된 딸과 달리 외국에서나 보던 서핑을 구경하는 엄마의 마음엔 신바람이 불었다.

죽도해변에서는 4월 평일에도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보인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양양의 쉑쉑버거'라 불리는 수제 햄버거 맛집인 파머스키친(위)와 볕 좋은 카페, 서퍼스 파라다이스(아래). 사진 / 김샛별 기자

내가 알던 그 양양이 아닌데?
엄마가 알던 죽도해변은 한적하고 작은 해변에 불과했다. ‘요즘 거기가 핫하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그는 도착해서 문자 그대로 깜짝 놀랐다. 아직 4월에 불과한데도 서핑을 하러 온 이들이 몇 명씩 보였고, 차 없는 도로엔 캡모자를 뒤로 눌러쓰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이도 보였다. 나무데크를 바깥에 깔고 형광네온사인의 불을 밝힌 가게들은 햄버거, 핫도그 등을 팔고 있었다. 죽도해변을 마주보고 있는 도로의 가게에선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게 안에서는 제각기 서퍼들의 영상이 재생되어 한껏 서핑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대체 언제 이렇게 변했대?” 놀라는 말에 “거봐, 요즘 양양이 장난 아니랬지?” 하고 답했지만 걱정은 늘어갔다. 혹시나 파도가 없을까 예보를 보며 체크했고, 막상 도착했을 땐 ‘물이 차갑진 않을까?’. ‘두 시간 배우는 걸로 서핑을 탈 수 있을까?’‘타고 나서 씻는 건?’ 등등 고민이 많았다. 겁 많은 딸의 등을 민 건 ‘안 죽으니 얼른 타보라’는 엄마였다.

서핑 핫스팟으로 떠오른 죽도해변의 모습. 사진 / 여행스케치 DB
죽도해변 근처에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마을 구경하듯 걷는 재미가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파도의 리듬을 읽는 일
죽도해변은 수심이 얕고 잔잔해 서핑 입문을 하기 좋은 곳이다. 서핑은 충분히 높은 파도가 필요해 사실 한여름보다 초여름 혹은 가을이 적기다. 초여름에는 래쉬가드나 수영복, 반팔 반바지차림으로도 충분하지만 4~5월은 수온이 차기 때문에 스윔수트를 입는다.

스윔수트를 갈아입고 물에 바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자기 보드는 자기가’가 원칙인 강사를 따라 낑낑 롱보드를 들고 해변으로 향한다. 모래사장에 앉아 기본 동작부터 배운다. 팔을 젓는 동작인 ‘패들링’은 엎드려서 하는 배영처럼 팔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쉽다.

일어나는 동작은 몇 번 연습을 하며 가장 맞는 동작을 제시해준다. 우선 두 번의 연결동작을 시켜보고, 자세가 잘 나오지 않으면 다른 쉬운 방법을 가르켜준다. 일어서서는 스노보드의 기본자세처럼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약간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팔을 자연스럽게 양 옆으로 펼치면 된다.

모래 위에서 동작을 몇 번씩 반복하다 제일 궁금한 것. 두 시간을 배워서 탈 수 있는지 묻자 강사는 “운동신경과 체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체로 가벼운 여성분들이 빨리 선다”고. 물에 들어가도 겁날 건 없다. 바다에 둥둥 떠 바람에 밀려오는 파도를 기다리다 파도가 오면 맞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면 어느새 파도를 타고 있다.

물에 빠질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해수면이 허리까지 오는 정도에서만 타기 때문에 당황하지 말고 일어나면 된다. 뒷다리의 발목에 리시코드라 하며 보드와 연결되는 끈을 묶고 타기 때문에 보드를 잃어버릴 염려도 없거니와 초보자는 강사가 보드를 잡아주고, 파도를 고른 후 보드를 밀며 파도에 태워주기 때문에 믿고 몸을 맡기면 된다.

Info 배럴서프스쿨
이용요금 강습 8만원 (1시간 30분, 장비 포함), 서프보드 대여 3만5000원.
주소 강원 양양군 현남면 인구중앙길 91
문의 http://barrelsurfschool.com

죽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죽도 해변. 사진 / 김샛별 기자
죽도 산책로를 걸으면, 바닷가의 기암괴석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사진 / 김샛별 기자
죽도 전망대(좌)와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편리한 죽도 산책로(우). 사진 / 김샛별 기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바다를 담을 수 있는 죽도 산책
서핑을 하지 않아도 양양 죽도해변과 인구해변을 구경하는 일은 충분히 즐겁다. 서핑의 분위기가 잔뜩 묻어 있는 이곳은 가게마다 서핑보드가 인테리어처럼 서있다. 인구해변 쪽에는 서핑과 관련한 벽화가 알록달록 귀엽게 그려져 있다. 양양에서 진행된 그랑블루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벽화가 그려진 것.

서핑을 보는 것만으로도 젊어지는 것 같다는 엄마는 두 시간 동안 해변산책로를 걸으며 바다를 구경하고 딸을 기다리다 저쪽에 무슨 길이 있다며 딸을 데려간다. 죽도해변에서 인구항 쪽에 자리한 성황당까지 돌아오는 죽도 산책로다.

철제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기암괴석들과 그 바위에 철썩 몰아치는 파도가 장관을 이룬다. 제각기 독특한 바위를 구경하면, 죽도 정상으로 향하는 나무데크를 따라 올라간다. 고즈넉한 정자 하나는 죽도정.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다지만, 무성한 소나무들 덕분에 죽도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다 누리기는 어렵다.

그 대신 조금 더 올라가면 새로 지은 죽도 전망대가 보인다.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사이에 곶처럼 튀어나온 섬인 죽도는 양양 제6경으로, 전망대에 오르면 양옆을 모두 전망할 수 있고, 저 멀리 휴휴암도 보인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빽빽한 죽도정 기와에는 소복하게 쌓인 오래된 솔잎들이 그간의 시간을 말해준다. 흔들바위 위로 떨어져내린 솔잎은 또 어떻던가. 소나무 잎은 겨울을 지내고 나서 5월쯤 떨어진다는 엄마의 설명. 갈색으로 변한 묵은 잎들이 또 다른 자양분이 되어 그 위로 새로운 씨앗과 꽃들이 자라난 것 하나하나까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엄마의 눈이 없었다면 놓쳤을 풍경이다.

방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낙산비치호텔 오션뷰룸. 사진 / 김샛별 기자
욕조와 침대, 창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어 바다를 보기 좋은 낙산비치호텔 룸. 사진 / 김샛별 기자

해오름의 고장, 양양에서 일출을 감상하다
죽도해변 근처에도 숙소는 많으나 대부분이 게스트하우스다. 좀 더 편안한 잠자리를 찾기도 했거니와 해오름의 고장인 양양에서 일출을 편하게 볼 수 있는 숙소를 찾았다. 방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낙산비치호텔의 오션뷰룸은 꼭 맞는 조건. 약 1.8km가 넘는 넓은 백사장과 빨간 등대가 시원하게 보여 창틀이 한 폭의 액자처럼 풍경을 감싼다.

풍경 감상은 잠시 미뤄두고, 하루 여행의 피로를 풀 차례. 처음 서핑을 탄 이들이라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을 쓰기도 했거니와 요령 없이 들면 몸이 휘청거릴 만큼 무겁고 큰 롱보드(초보자는 숏보드보다 롱보드로 배운다)를 든 탓에 근육통은 각오해야 한다.

낙산비치호텔의 해수사우나는 서핑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김종호 낙산비치호텔 지배인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해수사우나가 이곳”이라며 “작년 리모델링을 통해 해수관을 새로 연결해 더욱 깨끗하고 맑은 물로 피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내의 노폐물을 빼내 피로회복과 혈액순환에 좋다는 해수사우나를 마치자 피부가 매끈하다.

호텔 로비에 적혀 있는 일출시간을 확인해 알람을 맞춘다. 커튼을 친 것만으로도 수평선 너머로 조금씩 해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션뷰룸이 아니어도 4층 객실 양끝에는 옥상정원이 마련되어 있어 일출을 감상하기 편하다.

불그스름한 기운이 순식간에 밝아지며 양양의 아침을 맞는다. 조식을 먹는 레스토랑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햇빛이 가득 들어오고,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또 다른 뷰포인트. 호텔의 조식은 스프‧빵류‧오믈렛 등 아메리칸스탠다드 스타일부터 한식 반찬까지 다양하게 있어 어른아이 입맛에 모두 맞췄다. 특히 양양에서 먹는 물곰치와 해풍을 맞고 자라 특유의 맛을 자랑하는 양양의 두릅이 있어 여행의 특별함을 더한다.

Info 낙산비치호텔
주소 강원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73
문의 www.naksanbeach.co.kr

양양의 오랜 명소, 낙산사. 사진 / 김샛별 기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낙산사의 해수관음상. 사진 / 김샛별 기자

양양을 대표하는 명승지, 낙산사
클래식에는 이유가 있다. 좋은 건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바다를 끼고 오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낙산사는 언제, 어느 때, 누가 들러 봐도 좋을 사찰이다.

2005년, 식목일에 난 화재로 전소에 가까운 피해를 입어 새로 지어서일까. 부부가 함께 들렀던 낙산사를 기억하는 엄마에겐 ‘언제 이렇게 좋아졌는지’‘정말 잘해놨다’며 과거의 추억에 현재진행형의 추억을 덧댄다.

녹아내린 동종 등이 있는 의상기념관을 지나 낙산을 한바퀴 돌면 자연스럽게 여러 암자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 중 동해를 내려다보고 있는 해수관음상 주변은 낙산사를 대표하는 상징이면서 바깥쪽으로 360도 벤치가 둘러져 있어 동해의 짙푸른 바다를 구경하기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