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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12월호
[람사르습지 도시-인제] 우리나라 1호 람사르습지, 용이 쉬었다 가는 대암산 용늪
[람사르습지 도시-인제] 우리나라 1호 람사르습지, 용이 쉬었다 가는 대암산 용늪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8.11.3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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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고층습원
반 만 년 역사 품은 이탄층…생태학적 가치 높아
5~10월만 사전 신청자 한해 탐방 가능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고층습원이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편집자주] 지난 10월 26일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제주시, 순천시, 창녕군, 인제군 등 우리나라 4개 도시가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았다. 이에 여행스케치는 제주시 조천읍 동백동산 습지와 순천시 순천만과 동천하구 습지, 창녕 우포늪 등을 직접 현장 취재했으며, 인제군 대암산 용늪은 산림청의 산불조심기간으로 지난 11월 1일부터 오는 2019년 5월 15일까지 생태탐방이 금지되어 이전의 취재와 자료로 대신했다. 

[여행스케치=인제] 강원도 인제와 양구에 걸쳐 자리한 대암산은 이름 그대로 큰 돌들이 많아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산의 정상부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용늪이 있다. 인제군에서는 용늪 인근의 가아리, 서화리, 천도리, 서흥리, 월학리 등 13개 마을이 지난 10월 람사르습지 도시로 인증 받았다.

총 면적이 1.36㎢에 달하는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고층습원이다. 용늪의 해발고도는 1280m로 ‘승천하려는 용이 잠시 쉬다 간다’는 전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다.

반 만 년의 역사 지닌 타임캡슐
용늪은 품고 있는 전설을 닮아 날씨도 신비롭다. 연중 5개월 정도 평균 기온이 영하를 유지해 한여름에도 덥지 않고 170일 이상 안개가 낀다. 보통 생물이 죽으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만 낮은 온도와 높은 습도로 인해 용늪의 생물들은 죽어서도 썩지 않았다. 제 삶을 다 하고 져버린 풀들이 고산의 우묵한 분지에 쌓이고 쌓이길 반 만 년, 용늪의 유기물층인 ‘이탄층’은 이렇게 생성됐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초록빛 대암사초가 드넓게 자란 용늪의 여름 풍경.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용늪은 연중 5개월 정도 평균 기온이 영하라 한여름에도 덥지 않으며 170일 이상은 안개가 낀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수 천 년에 걸쳐 생성된 용늪 이탄층. 가장 깊은 곳은 1.8m에 이른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언뜻 보면 흙처럼 보이는 갈색 이탄층은 스폰지와 같이 푹신하다. 1년에 1mm 가량 쌓이는 용늪 이탄층의 평균 깊이는 1m이고 가장 깊은 곳은 1.8m에 이른다. 분해되지 않고 이탄층 속에 남아 있는 꽃가루 등을 분석하면 용늪이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됐는지 알 수 있으며 수 천 년에 걸친 생태계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용늪과 같은 고층습원을 ‘자연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러한 생물학적 가치로 인해 용늪을 포함한 대암산 일대는 천연기념물 246호로 지정됐다.

다양한 희귀식물들의 터전이기도 한 용늪은 살아 있는 습지 박물관과도 같다. 비로용담은 우리나라에서는 오로지 용늪에서만 발견되며 멸종위기 식물인 기생꽃, 제비동자꽃, 닻꽃과 희귀식물인 금강초롱꽃, 끈끈이 주걱 등도 자생한다. 야생화들이 가장 많이 개화하는 7~8월에 용늪을 찾으면 초록빛 용늪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우리나라에서는 용늪에서만 관찰되는 귀한 꽃인 비로용담.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기생꽃.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대암산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인 삵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대암산은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인 삵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일 년에 딱 절반만 문 여는 생태의 보고
대암산에는 세 개의 용늪이 있다. 크기 순으로 큰용늪과 작은용늪, 애기용늪이다. 습지 보전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과거, 용늪 일대에는 군부대가 있었다. 군용 작전도로와 헬기장이 개설되며 용늪은 점차 육지로 변해 갔다. 하지만 1997년 용늪이 람사르습지로 인정되고 이어 1999년 환경부가 대암산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용늪의 가치가 재조명됐다. 작은용늪은 최근 군부대를 이전하고 생태복원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용늪 일대는 생태 탐방이나 학술 조사 등을 목적으로 정부의 허가를 얻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용늪을 직접 눈에 담으려면 최소 2주 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선착순으로 하루 250명까지만 관람이 가능하고 코스 당 신청자가 10명 미만일 경우 탐방이 취소된다. 그마저도 5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만 문을 열기 때문에 일 년 중 절반 정도만 용늪에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산불방지 입산금지기간으로 용늪을 방문할 수 없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대암산 용늪의 겨울 풍경.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큰용늪에는 나무데크가 조성돼 용늪의 생태계를 보다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원주지방환경청

용늪을 탐방할 수 있는 코스는 세 가지다. 인제의 서흥리 코스와 가아리 코스 그리고 군부대를 관통하는 양구 코스다. 서흥리 코스는 편도 약 5km의 등산 코스이며 양구 코스는 군부대를 통과해 약 3km의 탐방로를 걷는다. 가아리 코스는 큰용늪 인근까지 차를 타고 올라가 주차를 하고 곧바로 늪을 돌아볼 수 있다.

세 코스는 큰용늪으로 진입하는 길이 다를 뿐 늪 내를 돌아보는 코스는 같다. 탐방의 모든 코스에는 생태해설사가 동행한다. 큰용늪에는 늪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나무데크가 조성돼 용늪의 생태계를 보다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Info 대암산 용늪
주소 강원 인제군 서화면 및 인제읍, 양구군 동면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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