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호 표지이미지
여행스케치 5월호
[동호회 따라가기] 클레이 사격 동호회, 빠방~! 그 한방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동호회 따라가기] 클레이 사격 동호회, 빠방~! 그 한방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 박지영 기자
  • 승인 2006.04.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6년 7월 홈페이지를 개편한 <여행스케치>가 창간 16년을 맞이해 월간 <여행스케치> 창간호부터 최근까지 책자에 소개되었던 여행정보 기사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지나간 여행지의 소식을 게재하는 이유는 10년 전의 여행지는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16년 전의 여행은 어떤 것에 관점을 두고 있었는지 등을 통해 소중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서 입니다. 기사 아래에 해당 기사가 게재되었던 발행년도와 월을 첨부해 두었습니다. 
클레이 사격 동호회 회원이 신중하게 자세를 잡고 있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클레이 사격 동호회 회원이 신중하게 자세를 잡고 있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여행스케치=횡성] 초보자에게는 가입하고 처음 나서는 정기모임이 긴장되기 마련. 하지만, 사격 동호회에선 걱정 없다. 사격기술을 전수해주고 도움 받는 과정에서 금세 친밀감이 형성된다. 열정이 진지함으로 바뀌고, 내면으로 몰입되는 순간, 경쾌한 총소리에 목표물이 조각난다. ‘명중이다!’

날 좋은 주말 횡성의 한 사격장. 선남선녀들이 모여 왕성한 젊은 기운이 돈다. 혼자서 첫 정모에 나온 여성회원들이 눈에 띈다. “여성분들은 혼자 잘 나오지 안잖아요?” “일요일 이른 아침에다 사격에 관심 없는 친구 억지로 끌고 나오기도 귀찮고, 혼자 이런 데 오는 게 더 재밌지 않나요?”

클레이 사격 동호회는 결성된 지 올해로 3년. 매달 셋째 주 일요일마다 교외의 사격장에서 정모를 가진다. 서울에서 가까운 태릉선수촌 등에도 사격장이 있지만, 맑은 공기 마시며 자연 속에서 즐기는 그것만 못하다며 꼬박꼬박 모임을 나가는 부지런한 동호회다.

실탄을 넣기 전 실탄과 총의 모습. 총의 길이는 30인치, 무게는 3.6kg, 총구경은 12게이지가 기본. 클레이 사격에 적합한 총기는 상하쌍대이며 수렵용과 비슷하지만 재질과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실탄을 넣기 전 실탄과 총의 모습. 총의 길이는 30인치, 무게는 3.6kg, 총구경은 12게이지가 기본. 클레이 사격에 적합한 총기는 상하쌍대이며 수렵용과 비슷하지만 재질과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세 달 정도 꾸준히 하면 완전 초보자라도 동작이 어느 정도 잡히지요. 실내 사격장도 많지만, 한 달에 한번 회원들과 만나 확 트인 곳에서 즐겁게 사격하고 뒤풀이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합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일 많고 스트레스 많이 받잖아요. 클레이 사격은 후각, 시각, 청각을 자극하여 스트레스를 풀어줍니다.”

출발 당일 기상 캐스터마냥 세심한 두 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회원들을 감동시켰던 동호회 회장 권석중씨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호인이다. 강원도의 깨끗한 공기에 잔디가 푸릇푸릇 올라오는 야외 사격장은 단체소풍이라도 온 듯 재잘거림이 쉼 없다.

교관의 설명에 스파르타식 연습중인 회원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교관의 설명에 스파르타식 연습중인 회원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조용하세요. 사격은 일반 레포츠와 다릅니다. 총기를 다루는 만큼 다른 사람의 총기에 손대서도 안 되며, 빈총이라도 사람 쪽으로 향하지 마세요. 총을 들고 움직여서도 안 되고 교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사대 내에서 퇴출됩니다.”

교관의 규칙설명에 갓난아기 무게인 약3.6kg의 총기를 잡은 팔이 덜덜덜~이 아닌 으덜덜덜~. 마구 떨린다. 생각보다 꽤 나가는 총의 무게에 자세 잡는 것부터 고역이다.

자세가 나와야 사격을 즐길 수 있으므로 연습이 중요하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자세가 나와야 사격을 즐길 수 있으므로 연습이 중요하다.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자세가 안정이 되면 조심스레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호흡을 고른다. 진흙으로 만든 접시 모양인 클레이가 날아오르면 탕탕! 시원한 폭발음 소리와 함께 접시가 조각난다. 쏴한 화약 냄새가 진동하며 ‘파괴의 미학’이라는 사격의 매력이 쾌감이 되어 온 몸으로 전달된다.

“처음 쏠 때 연발로 맞춘 뒤 바로 감을 잡고 그 뒤로는 쏠 때마다 희열이 느껴졌어요. 노력도 해야 하지만, 강사님의 잔소리를 귀에 닳게 들으면 자세가 바로 잡힐 것 같아요. 잔소리 더 해주세용~”

클레이 사격을 할 때 사용하는 진흙접시.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클레이 사격을 할 때 사용하는 진흙접시.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오늘 처음 나온 왕언니 ‘선미’님은 사격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교관은 허리의 반동을 이용한 유동성을 요구한다. 초보자들은 클레이, 즉 점토 표적만 보고 총구를 움직이려 하는데 총구는 움직이지 말고 반동을 이용해 움직여야 한다. 군대시절 교관이었던 한 회원은 수준급의 사격솜씨를 자랑한다.

“사격은 군대식으로 엄하게 배워야 돼요. 탄피제거 안하고 정신 놓고 있으면 ***지요(?) 수류탄 훈련하는데 핀은 던지고 수류탄을 잡고 있는 애들도 있어요. 얼차려는 기본에다 정신교육 들어가지요. 클레이 사격도 마찬가지입니다.”

총알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회원들 중에는 겨울의 묘미인 꿩 사냥이 하고 싶어 미리 연습 삼아 나오는 경우도 있다.

사격 뒤에는 바로 총을 꺾어 탄피를 제거해야 한다. 눈 깜짝할 사이라 촬영하기 힘든 장면.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사격 뒤에는 바로 총을 꺾어 탄피를 제거해야 한다. 눈 깜짝할 사이라 촬영하기 힘든 장면. 2006년 4월. 사진 / 박지영 기자

사격을 오래 하다 보면 순간의 집중력이 높아져 판단력도 좋아진다고. 전국의 20여개 클럽에서 사격인구가 활동 중인데, 비인기 종목이었던 클레이 사격이 인기를 얻게 된 데는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이만호 선수가 은메달을 받은 즈음이다. 갑자기 얻게 된 인기 탓에 소수의 마니아들 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복장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활동이 편한 옷에 사격용 조끼를 걸치고 총소리에 놀라지 않게 귀마개를 쓰면 준비완료. 한번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데 드는 비용은 총기 대여료와 접시, 실탄 가격을 포함해 2만5,000원 수준.

다음번에 또 만나기를 고대하는 뒤풀이는 서울로 이어졌다. ‘인생을 즐겁게 살자!’는 회장의 인사말에 ‘빠방!’으로 화답하는 회원들의 소리가 가슴에서 남는다.

Info 클레이 사격 동호회
건전하게 클레이 사격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건강한 동호회.

Tip. 클레이 사격이란?
19세기 중엽에 영국에서 산새를 쏘는 경기로 시작되어 오늘날의 스포츠로 발전되었다. 초기에는 진흙접시가 아닌 비둘기를 표적으로 삼았지만, 생명윤리에 대한 비판이 일어 현재는 지름 11cm의 진흙접시로 바뀌게 되었다. 클레이 피죤(점토 비둘기)이란 용어도 진흙접시가 나오면서 지금껏 클레이 사격으로 불린다.

사격 제대로 즐기자!
안전교육을 받고 사대에 서서 ‘고우’, ‘Full’, ‘아!’(모두 통용)라는 사격 준비완료 신호를 보낸다. 뒤쪽의 교관이 버튼을 눌러 표적을 날려주면 어깨에 전해지는 개머리판의 반동을 허리로 부드럽게 밀고 당기며 이 방법을 익히면 여성에게도 그리 어렵지 않다.

자세 _ 개머리판에 뺨을 바싹 붙이고 어깨 바로 밑과 가슴 사이에 총을 밀착한다.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숙인 뒤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자세를 잡은 뒤 숨을 들이마신다. 반쯤 내쉰 상태에서 조준한 뒤 총은 그대로 놔두고 허리를 이용해 표적을 따라가며 방아쇠를 당긴다. 쪾

순서 _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빼고 총을 꺾은 상태에서 두 발을 장전한다. 총구와 시선이 일직선이 되려면 얼굴을 밀착시키고 총구를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 총 끝에 접시가 일치된 순간 방아쇠를 당긴다. 교관의 지시를 잘 따르고 사격 뒤엔 항상 총을 꺾어 탄피를 제거한다.

<전국의 사격장 정보>     
서울 노원구 태릉 국제 사격장
인천 연수구 인천 종합사격장
경기 화성군 경기종합사격장 
포천 포천군 웨스턴벨리사격장
강원 춘천시 춘천사격장
횡성 횡성군 횡성사격장
충북 청원군 청원종합사격장
경북 문경시 문경관광사격장
경남 창원시 창원종합사격장
전남 나주시 나주사격장   
전북 임실군 임실사격장   
제주 서귀포시 대유사격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